-참여 기업 규모, 분야 측면서 역대급
-동맹빠진 구글, 애플, 페이스북과 경쟁 더욱 치열
-음성인식 시장 5년새 6배 성장 전망
[헤럴드경제=정태일 기자]30개 이상 글로벌 기업들이 맺은 음성인식 동맹 ‘Voice Interoperability Initiative’(이하 VII)에 삼성전자가 자회사 하만을 통해 참여함으로써 삼성전자는 음성인식 분야에서 경쟁력을 더욱 강화할 수 있는 기회를 맞게 됐다.
각 분야를 망라하는 주요 기업들이 대거 손잡으면서 글로벌 음성인식 시장에 거대한 생태계가 형성돼 향후 음성인식 시장 경쟁 구도에도 새로운 판도가 형성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VII에 참여한 기업들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과 같은 전통 IT강자와 함께 바이두, 텐센트 등 급속도로 성장하는 중국의 신흥 IT 공룡들도 참여했다.
또 하만과 함께 보스, 로지텍, 소니 오디오 그룹 등 음향기기 시장서 경쟁 관계인 기업들도 한배에 올라탔다.
오렌지, 버라이즌 등 주요 통신사와 인텔, 퀄컴과 같은 글로벌 거대 칩 공급업체들도 참여했다.
이와 함께 세일즈포스, 스포티파이 등 각각 B2B와 B2C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기업들은 물론 글로벌 네트워크 인프라 제공업체에 이어 BMW 등 자동차 기업까지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처럼 참여 기업 규모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의 선두권 기업들이 대거 VII에 참여한 목적은 여러 기업들이 음성인식 솔루션을 개발 및 지원하면서 시장에 다양한 형태로 제공되던 서비스들을 통합하는 것이다.
특히 1대의 기기에서 여러 음성인식 솔루션을 공통으로 제공해 소비자들은 기기 1대만으로도 복수의 음성인식 솔루션을 선택할 수 있게 됐다.
머신러닝과 인공지능(AI)을 공동 연구하는 것도 VII의 주요 목적으로 포함돼 참여 기업들의 음성인식 기술 고도화도 더욱 시너지 효과를 얻게 될 전망이다.
VII 명단에 삼성전자 사명이 직접적으로 들어가진 않았지만 자회사 하만이 포함되면서 이 같은 동맹 효과에 궁극적으로 삼성전자 음성인식 경쟁력도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아마존 알렉사, 마이크로소프트 코타나, 세일즈포스의 아인슈타인 보이스 어시스턴트 등의 음성인식 플랫폼과 함께 삼성전자 빅스비도 VII내에서 지원될 것으로 업계 관계자들은 내다보고 있다.
이와 함께 VII를 통해 스마트 스피커, 스마트 디스플레이와 같은 복수 음성인식 솔루션을 지원하는 새로운 기기도 개발될 예정이어서 삼성전자도 후속으로 관련 제품을 선보일 것으로 관측된다.
글로벌 거대 음성인식 동맹이 체결되면서 시장 경쟁 구도에도 적지 않은 변화가 닥칠 것으로 보인다.
이번 VII에 애플, 구글, 페이스북 등이 빠지면서 이들 기업 대 VII 간 경쟁이 새롭게 펼쳐질 수 있다. 당초 구글도 VII 참여 제안을 받았으나 ‘세부 사항을 더욱 검토해야 한다’며 거부 의사를 밝혔다고 미국 IT매체 벤처비트가 밝혔다.
페이스북도 별개로 자연어처리(natural language processing;NLP)를 연구하는 AI 기반 언어 리서치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등 음성인식 기술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주요 기업들이 음성인식 시장을 확대하는 것은 그만큼 높은 성장세가 점쳐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시장조사업체인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글로벌 음성인식 시장은 2016년의 26억1000만달러에서 2021년 159억8000만달러로 5년새 6배 가량 성장할 것으로 분석됐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음성인식이 AI, 빅데이터 등 주요 신기술이 대중적으로 접목되기에 최적화된 분야로 꼽혀 관련 시장 주도권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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