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급차·무단횡단 사전 감지해 자동으로 정차·서행
마곡 LG사이언스파크 일대 자율협력주행 테스트베드 활용
LG유플러스와 LG전자 관계자들이 서울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5G-V2X 자율협력주행을 시연하고 있다. [LG유플러스 제공] |
[헤럴드경제=정윤희 기자]애플리케이션(앱)을 열어 내가 있는 곳으로 자율주행차를 호출한다.공상과학(SF)영화의 한 장면이 눈앞에 펼쳐진다. 바쁜 아침 출근길, 지하 주차장까지 내려가 차에 탄 뒤 올라올 필요도 없다.
주행을 시작하고 앞쪽에서 스쿨버스가 정차하자 내가 탄 차량에 곧바로 영상으로 상황이 전달된다. 사각지대에서 갑자기 차량이 튀어나오자 순간적으로 속도를 낮추고, 무단횡단 하는 보행자가 나타나자 즉시 차가 멈춰선다.
LG유플러스는 10일 서울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5G-차량사물간 통신(V2X) 기반의 일반도로 자율협력주행 기술을 공개 시연했다.
5G-V2X는 이동통신(5G) 기반의 차량무선통신으로 차량과 사물(다른 차량, 모바일 기기, 교통 인프라 등이 정보를 교환하는 기술이다. LG유플러스는 이를 통해 단순 자율주행 기술을 넘어 자율차, 스쿨버스, 구급차부터 신호등, CCTV 등을 실시간으로 연결, ‘미래 스마트 교통환경’을 구현했다고 강조했다.
LG유플러스는 5G-V2X를 탑재한 상용차(현대 제네시스 G80)가 자율주행으로 통제되지 않은 일반도로를 달린 것은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시연은 출시를 앞둔 LG전자의 5G-V2X 통신단말과 LG유플러스의 5G 통신망 및 자율협력주행 플랫폼을 이용했다.
차량이 일반도로에 나가자 자율협력주행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이날 자율주행차는 서울 마곡 LG사이언스파크 일대 일반도로 2.5km 구간을 15분간 주행했다.
시연에서는 ▷자율주행차 원격 호출 ▷선행차량 영상 전송 ▷무단횡단 보행자 감지 ▷긴급차량 접근 알림 ▷비가시영역 ‘지오펜싱(Geo-Fencing)’ 대응 ▷다이나믹 맵 기반 사고현장 회피 등의 기술을 선보였다.
시작하자마자 눈길을 끈 것은 ‘원격 호출’이었다. 이날 시연자는 스마트폰 앱으로 자율주행차를 탑승 지점으로 이동시켰다.
이어 자율주행차는 5G MEC(Multi-access Edge Computing)를 통해 선행차량 앞의 스쿨버스가 정차한 상황을 후방차량에게 공유했다.
주변의 지능형 CCTV로 보행자의 움직임을 주시하고, 다이나믹 맵을 통해 사각지대가 발생하면 스스로 주행속도를 낮췄다. 실제로 횡단보도에서 신호와 상관없이 길을 건너려는 보행자가 나타나자 이를 사전에 감지, 즉시 정차했다. 이어 갑작스럽게 구급차 한 대가 접근해오자 차선을 변경하고 서행했다.
자율주행차는 비가시영역 ‘지오펜싱’이 나타나자 시속 10~20km로 주행 속도를 낮췄다. 순간 우측 도보 위 간이 텐트 뒤편에서 빠른 속도로 다른 차량이 진입해왔다. 자율주행차의 라이더 센서로도 인지되지 않는 사각지대 사전 대응 기술이 구현된 것이다.
LG유플러스는 이번 시연을 기반으로 마곡 LG사이언스파크 일대를 5G-V2X 자율주행 기술의 테스트베드로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LG전자의 5G-V2X 통신단말, 자율주행·캐빈솔루션·시뮬레이터 등과의 기술 융합으로 미래 모빌리티 산업에서 계열사간 시너지를 창출한다는 계획이다.
최주식 LG유플러스 기업부문장(부사장)은 “자율주행의 4대 기술로 꼽히는 차량제어, 경로생성, 상황인지, 위치정보 중 차량제어를 제외한 나머지 3가지 영역에서 5G 통신이 핵심적 역할을 하게 된다”며 “지능형 교통정보시스템(C-ITS) 양적·질적 고도화로 미래 모빌리티 산업의 점진적 성장을 이끌어 갈 것”이라고 말했다.
yuni@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