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AI 세계 최고 수준 대비 80% 수준
우수인재 양성·스타트업 투자 확대 시급
데이터3法 등 관련 규제 완화 속도내야
문재인 대통령이 28일 오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인공지능 콘퍼런스 ‘데뷰(DEVIEW) 2019’에서 한성숙 네이버 대표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연합] |
문재인 대통령이 국내 최대 규모인 네이버의 인공지능(AI)·소프트웨어 연례 컨퍼런스 ‘데뷰(Deview) 2019’에 처음 참석해 인공지능 국가전략 발표의 비전을 제시한 것은 4차산업혁명 시대 국가의 생존을 결정하는 핵심 요소인 AI 경쟁력을 극대화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특히 대통령이 직접 민간 기업의 AI 개발자 컨버런스에 참석한 것은 처음으로 일자리와 물가 등 어려운 경제 환경을 돌파할 신성장 동력의 하나로 AI 육성에 대한 정부의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문 대통령은 그러면서 인공지능으로 기업의 수익을 지원하고, 인공지능을 마음껏 다루는 일등 국민, 인공지능 정부를 만들겠다는 구체적인 비전도 조목조목 제시했다. 아울러 연내 데이터 3법의 통과도 약속했다. 곧 공개될 ‘인공지능 국가전략’도 기존과 다른 완전히 새로운 인공지능에 대한 기본구상에 기반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들은 더 이상 지체하면 AI 선진국들을 따라잡을 기반을 마련하기 어렵다는 위기감에서 나온 것으로도 읽힌다.
실제로 세계 최초 5G 상용화와 세계적인 통신망 수준에도 불구하고 통신망 위에 쌓이는 거대 데이터를 활용하고 우리나라의 AI의 현주소는 초라한 수준이다.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 한국과학기술기획현실평가원(KISTEP) 등에 따르면 세계 최고 수준을 보유한 미국 대비 한국 AI 기술 수준은 81.6%에 2년의 격차가 있다.
지능형 빅데이터 분석 및 활용 기술은 미국의 70% 수준으로 2.3년 벌어져 있는 상황이다.
또 세계지적재산권기구(WIPO)가 펴낸 ‘AI 기술 트랜드 보고서’에 따르면 특허 보유 상위 20위 기업·연구기관 중 일본은 12곳을 보유한 반면, 한국은 3곳에 그쳐 특허 면에서도 우리나라는 밀리고 있다.
AI분야에서 한국은 원천 기술과 산업 활용 자산 측면 모두에서 후발 주자로 뒤처지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현실에 청와대도 그 동안 AI 격차를 좁히기 위해 올해 상반기부터 문 대통령 주재 수석보좌관회의를 비롯한 각종 내부 회의체를 통해 AI 정책을 논의해 왔다.
여기에 2020년 데이터·5G네트워크·AI 예산이 전년 대비 50% 이상 증액돼 올해 1조1000억원에서 내년 1조7000억원으로 늘어나 국회에 제출됐다.
문 대통령도 이와 관련해 기업들이 경쟁력 있는 분야에 자신 있게 투자하고 빠르게 수익을 낼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AI 관련 학계와 업계에서는 그러나 우수 인재를 양성하고 스타트업 투자를 강화하는 것이 가장 시급한 과제라고 입을 모은다.
실제 과기정통부 산하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가 경제 규모와 AI 연구 성과 등을 기준으로 상위 25개국 대상 인공지능 두뇌지수(AI Brain Index)를 조사한 결과, 한국은 평균(55점) 이하인 50점 수준에 그쳐 전체 19위로 중하위권에 그친 것으로 분석됐다.
또 한국 스타트업 데이터베이스를 제공하는 로켓펀치에 따르면 2018년 11월 기준 전체 벤처 인증 기업 3만6529개 중 AI 스타트업이 차지하는 비율은 1.12%에 불과했다.
스탠포드 AI 인덱스에서 조사한 미국의 AI 스타트업 투자 금액은 2017년 35억달러(약 3조9000억원)인 반면 , 한국은 지난해 1163억원에 그쳤다.
미국의 명목 국내총생산(GDP)이 한국보다 약 12.69배 더 크다는 점을 감안해도, AI 관련 투자 금액은 미국이 우리나라보다 약 33.79배가 더 많은 셈이다. 이날 컨퍼런스에서 국내 AI 벤처기업의 성공 사례로 수아랩과 퓨리오사AI가 소개된 것처럼 적극적인 투자를 유도해 제2의 수아랩과 퓨리오사AI 등을 발굴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아울러 정부가 연내 공개할 ’인공지능 국가전략‘과 맞닿아 있는 대통령이 이날 언급한 ’완전히 새로운 인공지능에 대한 기본구상‘은 국내 AI 경쟁력이 ’퀀텀점프 할 수 있는 방안이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정태일·정윤희 기자/killpass@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