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고흥 소록도에서 40년간 한센인들의 돌봐오다 나이가 들어 거동이 불편해지자 ‘소록도에 폐를 끼치기 싫다’며 지난 2005년 11월 소록도 각 가정에 편지 한 통씩을 남긴 채 오스트리아로 돌아간 ‘소록도 천사’ 마리안느와 마거릿 수녀. [SBS 뉴스 캡처] |
[헤럴드경제=이운자] 전남 고흥 소록도에서 40년간 한센인을 돌봐온 ‘소록도의 천사’인 마리안느 스퇴거(Marianne Stoeger·85)와 마거릿 피사렉(Margareth Pissarek·84) 수녀의 노벨평화상 추천을 위한 서명이 100만 명을 돌파했다.
마리안느·마가렛 노벨평화상 범국민 추천위원회는 31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소록도의 천사’ 마리안느와 마거릿을 노벨 평화상에 추천하자고 거듭 촉구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노벨평화상 추천위원장인 김황식 전 총리와 신경림 대한간호협회 회장, 송귀근 고흥군수 등이 참석했다.
2017년 11월부터 시작한 ‘마리안느와 마거릿 노벨평화상 100만인 서명운동’에는 이날 현재까지 101만 명이 참여했다.
노벨평화상 추진과 서명운동은 국내 정관계·학계·재계·복지의료·봉사계 인사 등으로 구성된 추진위원이 나섰다.
대한간호협회도 한센인을 위한 봉사와 헌신으로 살아온 두 간호사의 교훈적 삶을 재조명하며 서명운동에 동참했다.
전남도와 마리안느·마거릿 노벨평화상 범국민 추천위는 나이팅게일 탄생 200주년이 되는 2020년 100만 명 서명이 담긴 노벨평화상 추천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대한간호협회는 이날 보도자료에서 “세계간호사협회(ICN)도 우리의 계획에 공감해 노벨평화상 추천 운동에 동참하기로 했다”며 “두 간호사의 업적이 노벨평화상으로 연결된다면 전 세계 간호사들은 간호사로서 직업에 자긍심을 갖게 될 것”이라고 그 의의를 설명했다.
간호사 출신인 마리안느와 마거릿은 오스트리아 인스브루크 간호학교를 졸업하고 1962년과 1966년 각각 한국 땅을 밟았다.
이후 두 사람은 ‘나병환자(일명 문둥이병)의 섬’으로 알려진 소록도를 찾아 40여년 반평생을 한센인의 손과 발이 돼왔다.
전라도 사투리에 한글까지 깨우치며 ‘할매’라고 불리며 한 평생을 사랑과 봉사의 삶을 살아온 두 사람은 나이가 들어 거동이 불편해지자 ‘소록도에 불편을 주기 싫다’는 내용의 편지 한 통씩을 각 가정에 남긴 채 2005년 11월 22일 소록도를 떠나 오스트리아로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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