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인 “5촌조카·조국 관계 몰라”
검찰, 조범동 외부인접견금지 철회…이날 2차 공판 열려
검찰이 14일 이른바 '조국 가족펀드' 의혹의 핵심인물로 알려진 조국 법무부 장관의 5촌 조카 조모씨를 인천공항에서 체포해 중앙지검으로 압송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 조 장관 일가 관련 의혹이 불거지자 펀드 관계자들과 해외로 도피성 출국을 했던 인물로, 검찰의 사모펀드 수사가 속도를 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사진은 이날 오후 서울 서초동 중앙지검에 대기중인 취재진. [연합] |
[헤럴드경제=문재연 기자] 조국(54) 전 법무장관 일가의 사모펀드 의혹 등을 조사하고 있는 검찰이 최근 조 전 장관의 5촌조카 조범동(36·구속기소)씨와 상상인 저축은행의 자금거래 정황을 추적한 것으로 확인됐다.
6일 검찰 등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고형근)는 상상인 측에 조 씨가 실질운용한 것으로 알려진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PE)과 코링크PE의 피투자기관 더블유에프엠(WFM)에 대출해준 경위 등에 대한 조사를 마친 것으로 나타났다. 검찰은 전날 조 전 장관의 배우자 정경심(57) 동양대 교수가 구속된 이후 다섯 번째 소환조사를 진행하며 사모펀드 의혹에 대한 조사 마무리에 들어갔다.
상상인 저축은행은 올초 골든브릿지투자증권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코링크PE에 별다른 심사없이 20억 원을 대출해줘 눈길을 끌었다. 저축은행은 코링크PE가 투자한 WFM에도 주택담보대출을 해줬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상상인 측에서 조 씨와 조 전 장관의 관계를 고려해 ‘줄대기’를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후 WFM은 상상인 저축은행의 다른 계열사인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에 주식 110만주를 담보로 17% 고금리에 20억원을 빌렸는데, 상상인 측이 사모펀드 의혹이 불거진 시점에 대환대출을 해준 것이었다. 이와 관련해 저축은행 측은 조 씨와 조 전 장관의 관계에 대해 알지 못했으며, 대환대출 또한 정상적인 절차를 통해 이뤄져 문제가 될 게 없다는 입장을 검찰 측에 전달했다.
사모펀드 의혹에 대한 수사가 마무리 단계에 들어가면서, 검찰은 조 씨에 대한 외부인 접견금지를 취소했다. 검찰은 전날 법원에 조 씨에 대한 접견금지 취소청구서를 제출했다. 구체적 이유를 밝히지는 않았지만 공범 가능성이 있는 정 교수가 이미 구속됐고, 수사가 마무리 단계에 들어가 증거인멸 우려 등도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법원이 검찰의 청구를 받아들이면 조씨는 변호인과 배우자, 직계 가족 외에도 외부인과 면회를 하거나 서신을 주고받을 수 있다.
검찰은 조 씨 측의 수사기록 열람 및 복사 요청에도 응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24부(부장 소병석)은 이날 10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횡령) 등 혐의로 기소된 조 씨 2차 공판준비기일을 진행했다. 이날 검찰은 “객관적 증거를 다수 확보해 수사기록 열람 및 복사 제한을 요청하는 의견서를 제출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변호인단은 그러나 “전체 수사기록 34권 중 22권을 받았다”며 나머지 12권에 대한 자료도 열람할 수 있게 해달라고 했다. 검찰은 인적 사항을 가리는대로 열람 및 복사가 가능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한편, 검찰은 전날 정 교수에 대한 다섯 번째 조사를 진행했다. 지난달 23일 구속수감 후 다섯 번째다. 검찰은 이날 조사에서 사모펀드 의혹과 관련한 투자금 출처 등의 사실관계를 집중추궁했다. 특히 WFM 주식 차명거래 등 2017년 7월 사모펀드 출자 이전 정 교수의 주식투자 전반을 살펴본 것으로 전해졌다. 전날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안에 있는 조 전 장관 연구실을 압수수색 해 PC 하드디스크 등도 확보했다. 조 전 장관은 2009년 딸과 2013년 아들의 서울대 법대 공익인권법센터 인턴증명서를 허위로 발급받는 데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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