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는 위험요인 37%→45%
-기업들 비용절감보다 가치발굴에 집중 해야
[헤럴드경제=정태일 기자]인공지능(AI)에 투자한 전 세계 2300여개 기업 중 지난 3년 동안 사업에서 이익을 거둔 기업은 10개 중 4개도 안 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세계적으로 대세 기술이 된 AI를 적용하면 성과를 낼 수 있다는 ‘AI 만능론’에 기업들이 적극 투자에 나섰지만, 정작 AI가 기회보다 위기 요인으로 부상하고 있어 기업들은 ‘AI 현실론’에 직면하게 됐다.
26일 MIT 경영대학원(Sloan)이 보스턴컨설팅그룹(BCG)과 공동 조사한 보고서 ‘Winning With AI(AI로 승리하기)’에 따르면, 97개국 29개 분야를 대표하는 2555명의 기업 관계자를 조사한 결과 AI에 투자한 기업은 전체의 90%로 2300개에 달했다.
이 중 AI 투자로 경영에서 이익을 낸 기업은 40% 미만인 것으로 나타났다. AI에 투자한 기업의 60% 이상은 사업에서 수익을 올리지 못한 것이다.
AI에 적극적인 투자를 한 선구자 그룹(응답 기업의 20%)도 AI를 통한 수익을 올린 비율은 46%에 그쳤다.
경영 측면 이익과 별개로 AI투자로 최소한의 효과나 그 어떤 긍정적인 결과도 얻지 못했다고 답한 기업은 전체의 70%에 달했다.
AI에 투자했지만 기대 이하의 결과들이 나오자 기업들의 인식도 바뀌기 시작했다.
AI를 기회로 인식하는 기업들의 인식 비율은 2017년 50%에서 올해 46%로 줄었다.
반면 AI를 관리해야 할 위기 요인(리스크)으로 보는 기업들은 2017년 37%에서 올해 45%로 늘어났다.
이에 대해 보고서는 “대부분의 기업들이 AI로 가치를 만들어내는 과정에서 어려운 시기를 겪고 있다”며 “그 결과 많은 경영진들이 AI 현실론(AI realities)에 맞닥뜨리게 됐다”고 진단했다.
AI 현실론에 대해 보고서는 “AI는 여전히 미개척지(untapped opportunity)이면서도 현실에 존재하는 리스크이며, 적용하기 어려운 대상이기 때문에 기업들이 해결해야 할 긴급한 문제”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른 대안으로 보고서는 AI 투자로 성과를 낸 기업들의 노하우에 대해서도 소개했다.
이들 기업은 AI 전략을 전반적인 비즈니스 전략과 통합하는 경향을 보였다.
또 AI를 통해 비용 절감 이상의 가치를 발굴하는 것에 더 집중했다.
이와 관련 김정희 현대차 에어랩(AI 연구조직) 상무는 “생산성은 실제로 중요한 요소지만, AI를 통해 우리가 우선적으로 달성하려는 목표는 소비자에게 더 높은 가치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 현대차는 AI를 통해 비용을 절감하는 것보다 차량 내 환경을 개선하거나 안전 성능을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와 함께 성과를 낸 기업들은 AI 기술이 소비되는 것 이상으로 AI 생산 자원이 과잉 공급되지 않도록 주의했다.
나아가 단순히 AI 기술에만 투자하는 것이 아니라 AI 인재와 데이터 처리 등의 요소에도 투자를 분배했다.
killpass@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