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정윤희 기자]후불 알뜰폰 시장에서 이동통신3사의 자회사 쏠림 현상이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추세는 CJ헬로가 LG유플러스에 인수되면 한층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2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올해 6월 기준 후불 알뜰폰 시장에서 이통3사 자회사가 차지하는 점유율은 약 35% 수준으로 추산된다. 이는 전체 알뜰폰(선불+후불) 시장에서 이통3사 자회사가 차지하는 비중 23.8%보다 높은 것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6월 기준 전체 알뜰폰 가입자는 809만7885명, 이 중 후불 알뜰폰 가입자는 433만756명이다. 여기에 이통 자회사 점유율을 적용하면 151만5700여명이 이통 자회사 알뜰폰을 쓰고 있는 셈이다.
사업자별로는 전 상품이 후불 요금제인 CJ헬로가 18%로 1위다. 이어 KT엠모바일 15%, SK텔링크 11%, 미디어로그 9% 순으로 추정된다. LG유플러스가 CJ헬로를 인수하게 된다면, 후불 알뜰폰 시장에서 이통 자회사 점유율은 단숨에 53%로 뛰어오르게 된다.
일반적으로 알뜰폰 시장은 선불과 후불로 이뤄져 있다. 정부의 활성화 정책 대상이 되는 주요 시장은 후불 시장이다. 후불 알뜰폰은 가입자당 평균매출(ARPU) 및 매출 규모가 선불 시장보다 훨씬 크다. 선불 알뜰폰의 경우 통상 외국인, 신용불량자 등이 비정기적으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각 사업자별 후불 가입자 비중에 대해 CJ헬로 100%, KT엠모바일 88%, SK텔링크 51%, 미디어로그 94% 수준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는 알뜰폰 평균 55%(우정사업본부 자료)에 비해 높은 편이다.
알뜰폰 번호이동 시장에서도 이통 자회사의 점유율이 크다. 업계에 따르면, 알뜰폰 시장 내에서 번호이동하는 가입자의 99%는 후불 가입자다.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에 따르면, 중소 알뜰폰에서 이통 자회사로 넘어가는 알뜰폰 가입자 수는 월 평균 7000여명에 달한다. 중소 알뜰폰에서 CJ헬로로 번호이동하는 가입자 역시 월 평균 2000여명을 웃돈다.
CJ헬로가 LG유플러스에 인수된다면, 매달 약 8000~1만명 정도가 중소 알뜰폰에서 이통 자회사로 넘어가는 셈이다. 또, 중소 알뜰폰을 이탈하는 번호이동 가입자의 절반 가량이 미디어로그와 CJ헬로로 이동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해 알뜰폰 시장의 이통 자회사 쏠림은 LG유플러스의 CJ헬로 인수 심사에서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상태다.
SK텔레콤, KT 등은 CJ헬로 알뜰폰 사업의 분리 매각, 혹은 별도 조건 부여를 주장한다. 이에 대해 LG유플러스는 알뜰폰 분리 매각이 오히려 산업계 부작용을 초래할 것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현재 과기정통부는 LG유플러스의 CJ헬로 인수에 대한 심사를 진행하고 있으나, 심사 마무리 단계인 외부 심사위원회의 합숙심사는 아직까지 시작하지 않았다. 과기정통부는 LG유플러스의 CJ헬로 인수 심사를 연내 마무리할 계획이다.
앞서 해당 건에 대해 조건부 승인 결정을 내린 공정거래위원회는 CJ헬로의 ‘독행기업(시장 경쟁을 촉진해 소비자 이익 확대에 기여하는 기업)’ 성격이 낮다고 판단했다. 알뜰폰과 관련한 별도 조건은 부과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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