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에 대한 감시 수단 변질 우려도
[헤럴드경제=채상우 기자]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최근 사회적 문제로 불거진 '음원 사재기'를 해결하기 위해 '개인 청취율 조사' 도입에 대한 법률 검토에 들어간 것으로 확인됐다.
9일 한콘진에 따르면, 한콘진은 개인에 대한 청취율 조사를 음원 사재기를 막을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안으로 보고 관련 법률 검토를 하고 있다.
개인에 대한 청취율 조사는 사재기 의심 IP(인터넷에 사용되는 컴퓨터 주소)와 특정 음원사이트 접소 아이디를 추적해 청취 패턴 등을 조사하는 방식이다. 이를 통하면 매크로나 기계를 활용한 불법 사재기 여부를 효과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
현재 음원 사재기 분석 방식은 음원 순위 급상승 패턴이나 SNS 반응 등 간접적인 정황만을 보고 판단해야 하기 때문에 사실상 사재기를 적발하기 어렵다.
한콘진은 지난 10월부터 '음원 사재기 모니터링 센터'를 구축하고 음원 사재기에 대한 본격적인 적발에 들어갔지만, 아직까지 적발 건수는 단 한 건도 없다.
한콘진 관계자는 "현재의 음원 사재기 분석 방법으로는 음원 사재기를 잡아낼 수 없다"며 "6개의 음원 차트의 데이터를 최소 2~3일 분량으로 분석해야 하고 차트 유입경로 등까지 분석해야 해 기간도 상당히 걸리며 정확도도 떨어진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개인에 대한 청취율 조사가 개인정보보호법에 위배될 소지가 있다는 점이다.
한콘진은 이를 해결하기 위한 법률 검토를 진행 중이며, 검토가 끝나면 이를 바탕으로 문화체육관광부와도 법률 개정에 대한 논의를 진행할 계획이다.
일각에서는 개인에 대한 청취율 조사가 개인정보를 침해할 수 있으며, 더 나아가서는 개인에 대한 감시 수단으로 변질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업계 관계자는 "청취율 조사가 음원 사재기에 한해서만 사용된다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될 수 있겠지만, 자칫 개인에 대한 감시 수단으로 악용될 수 있을 것으로 걱정된다"고 말했다.
엔터테인먼트 업계는 오히려 음원차트 자체를 없애는 것이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윤동환 한국음악레이블산업협회 부회장은 '댓글 실명제 도입', '실시간 음원 차트 폐지', '실시간 검색어 폐지'를 요구하며 "현재 우리나라는 몇몇 업체가 해킹프로그램과 돈으로 조작된 문화를 만들고 있다"며 "이대로 가다간 K-POP은 몰락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런 가운데 한콘진은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 대한민국역사박물관에서 ‘온라인 음원차트와 방송 오디션 프로그램 공정성 세미나’를 개최하고 음원사재기 예방 및 방송 오디션 프로그램의 공정 환경 조성 방안 등을 논의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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