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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94세 말레이 총리 “내년 APEC 치르고 총리직 넘길 것”
[헤럴드경제DB]

[헤럴드경제=이명수 기자] 세계 최고령 국가 정상인 마하티르 모하맛(94) 말레이시아 총리가 내년 11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개최한 뒤 총리직 이양 의사를 밝혔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마하티르 총리는 1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 인터뷰에서 “나는 중간에 총리직을 넘길 것으로 약속했고, 그렇게 할 것”이라며 “다만, APEC 정상회의 전에 넘기면 방해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2020년 12월에 하야하겠다는 뜻이냐’는 구체적 질문에는 “때가 되면 검토하겠다”고 즉답을 피했다.

마하티르 총리는 1981년 총리직에 올라 2003년까지 22년간 장기집권했다.

이후 15년만인 지난해 5월 다시 총리에 취임하면서 2∼3년만 총리직을 수행한 뒤 안와르 이브라힘(71) 인민정의당(PKR) 총재에게 권좌를 넘기겠다고 약속했다.

안와르는 한때 마하티르 총리의 오른팔이었으나 1998년 아시아 금융위기 대책을 놓고 갈등을 빚다 실각한 뒤 부패 혐의와 동성애 혐의로 유죄판결을 받아 장기 복역했다.

그는 지난 총선을 앞두고 마하티르와 극적으로 화해하고 총리직을 임기 중간에 넘겨받기로 약속받은 뒤 힘을 합쳐 정권교체를 이뤄냈다.

그러나 최근 안와르의 전 남성 보좌관은 성폭행 혐의로 안와르를 고소해 경찰 수사가 개시됐다. 안와르는 '최악의 정치공작'이라며 혐의를 즉각 부인했다.

마하티르 총리는 이날 인터뷰에서 "나는 총리직을 안와르에게 넘길 것"이라며 "국민이 그를 원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그들의 문제이다. (성폭행) 혐의와 상관없이 나는 내 약속을 지킬 것"이라고 말했다.

마하티르 총리는 세계 정상 가운데 최초로 APEC 정상회의를 두 번째 주최하고자 한다.

말레이시아는 1998년 제7차 APEC 정상회의를 개최했고, 당시 총리가 마하티르다.

마하티르 총리는 지난 4일 'APEC 2020' 준비 돌입을 선포하면서 "미국이 올해 칠레에서 취소된 APEC 정상회의를 내년 1월 자국에서 개최하는 방안을 제안했으나 거부했다. 다른 회원국들도 불필요하다고 결정했다"고 밝혔다.

당초 올해 APEC 정상회의는 11월 16∼17일 칠레에서 열릴 예정이었으나, 반정부 시위로 인한 혼란 때문에 취소됐다.

이 회의가 열렸다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만나 1단계 무역 합의에 서명할 것으로 기대됐다.

husn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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