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인터넷 기업 사상 최대 규모 인수·합병(M&A)을 기록한 우아한형제들의 배달의 민족 매각 관련, 여당이 공식적으로 반대 입장을 표명해 파장이 예상된다.

최악의 경우 매각이 무산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타다 금지법’ 추진에 이어 정치권이 또다시 신산업 경영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비판이 잇따른다.

6일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 소속 박홍근, 제윤경, 우원식 의원은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배달의민족 매각 반대 입장을 밝혔다.

을지로위원회는 배달의민족이 딜리버리히어로에 매각되면 요기요와 한 회사로 묶여 시장의 90%를 독점하게 돼 자영업자에 심각한 피해를 줄 것이라고 우려했다.

박 의원은 “배달의민족, 요기요, 배달통이 딜리버리히어로에 종속되면 전체 시장의 90% 독점이 현실화 된다”며 “합병 후 일정 기간이 지난 뒤 수수료 인상 등 시장 잠식과 독점이 본격화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공정거래위원회는 이번 기업결합 심사에 있어 경제성 분석을 명확히 해야 한다”며 “모바일 배달앱 시장을 독립적인 산업 영역으로 인식하고 기업결합에 따른 독점이나 경쟁제한적 요소를 판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을지로위원회는 이날 발표 내용을 배달의민족 매각을 심사하는 공정위에 전달할 예정이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여당이 공정위 심사에 과도하게 개입해 매각 심사 결과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하고 있다.

배달의민족은 매각 이후 인수 기업인 딜리버리히어로를 통해 동남아 진출을 계획하고 있다. 공정위가 매각에 부적격 판단을 내릴 경우 동남아 진출 등 사업계획에 큰 차질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관련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매각 이후에도 자영업자에 피해를 주지 않는 기업 운영 방침을 고수할 것”이라며 “같은 계열사지만 요기요 등과의 경쟁도 유지할 계획”이라고 반박했다.

스타트업계에서는 렌트카 기반 모빌리티 서비스 ‘타다’ 반대에 이어 배달의민족 매각 반대까지 정치권이 지나치게 시장 간섭을 하고 있다며 비판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총선을 앞두고 표심을 얻기 위해 집권여당에서 지나치게 시장 간섭을 하고 있다”며 “이같은 행위는 산업 경쟁력을 저해하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채상우·김민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