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인가족 청약가점 만점(69점)은 떨어진다고 봐야
올 들어 3월까지 전국에서 분양된 366개 주택형 중 청약 미달된 주택형은 24개(6.6%)에 불과하다. 사진은 위례신도시 전경.[헤럴드경제DB] |
[헤럴드경제=이민경 기자] “미분양 광고를 내고 싶어도 미분양 난 아파트 단지가 정말 나오질 않습니다. 입사 이래로 하락장다운 하락장을 겪어본 적이 없긴 한데, 작년부터는 정말 불장이란 말 밖엔 안 나오네요.”(모 건설사 입사 6년차 직원)
“저희 브랜드 아파트이긴 하지만, 솔직히 저 입지에서 분양이 잘 될까 싶었어요. 서울도 아닌 인천인데 완판되더라고요. 게다가 프리미엄 2억원이 붙어 분양권이 거래되고 있는걸 보면 지금 시장은 정말 대단하긴 해요.”(현장 경험이 있는 모 건설사 홍보직원)
21일 부동산정보제공업체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3월 16일까지 청약접수를 받은 수도권의 아파트 172개 주택형은 전부 1순위에서 마감됐다. 1순위 청약 마감률 100%인 것이다. 건설사들이 ‘즐거운 비명’을 지르는 이유다.
주변 시세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새 아파트를 구할 수 있기 때문에 누구나 청약에 나선다. 게다가 1순위 청약 마감률이 증가한다는 것은 무주택 실수요자들이 대거 청약에 나서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분양아파트를 당첨받기에 필요한 가점은 만점(84점)에 육박하는 수준으로 치솟고 있다. 자녀가 최소 셋은 있어야 서울 아파트 청약 당첨권을 노릴 수 있다는 뜻이다.
지난 12일 당첨자를 발표한 고덕강일 제일풍경채는 평균가점이 60점대 후반~70점대에 달했다. 전용 84㎡A형은 당해지역의 최저가점이 74점, 최고가점이 82점이었고 평균은 74.83점이었다.
3일 발표된 자양 하늘채베르도 마찬가지다. 2개 주택형 중 46㎡A형의 커트라인은 65점, 최고는 75점으로 평균은 68.23점이 나왔다. 46㎡B형에서는 69점이 커트라인이었고, 최고는 74점으로 평균은 70점이었다.
4인가족 만점자(69점)라도 탈락할 수 밖에 없는 구조다. 청약 통장은 84점 만점으로 가점을 계산하게 된다. 무주택 기간 15년 이상(32점), 부양가족 6명 이상(35점), 청약통장 가입 기간 15년 이상(17점) 등으로 배정된다.
한편, 이런 청약 과열을 해소해줄 것으로 기대하던 3기 신도시 사업은 일정에 차질을 빚게 됐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땅 투기 사건이 불거지면서 ‘3기 신도시 철회’ 주장까지 나오는데다 공급이 이뤄지더라도 토지주들의 반발로 시기가 더 늦춰질 것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이제 애매한 50점대 점수의 사람들은 청약 대기 수요에서 구축 매매로 옮겨 올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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