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주 절반도 안 해…곳곳서 여전히 공사중
교통망 미흡…“서울 출퇴근만 4시간”
산업단지는 승인 5년째 첫삽도 못떠
3기 신도시 추진 계획에 “우리도 정착 못했는데…”
지난 23일 찾은 양주 옥정신도시 옥정로 인근에서 아파트 신축 공사가 진행 중이다. [사진=김은희 기자] |
[헤럴드경제=김은희 기자] 지난 23일 찾은 양주 옥정신도시 곳곳에서는 공사가 한창이었다. 지반공사를 진행 중인 단지부터 건물이 반쯤 올라간 단지까지 건설현장만 어림잡아 10개쯤 됐다. 임대문의 광고물이 잔뜩 붙은 신축 상가건물도 두세 채 있었고 어떤 건물이 들어설지 모를 공터도 여럿 보였다.
물론 중심상가지구 옆으로는 대규모 아파트가 빼곡했고 상가를 오가는 주민도 많았다. 그러나 입주 8년차를 맞은 신도시라고 하기에는 꽤나 어수선한 분위기였다.
6년째 옥정신도시에 살고 있다는 40대 주민 A씨를 만나 생활이 어떠냐 물었더니 “2~3년 전까지도 허허벌판이었는데 그래도 이제는 살 만하다”고 했다. 그러나 3기 신도시 얘기가 나오자 목소리가 달라졌다. 그는 “솔직히 달갑진 않다. 2기 신도시들 교통 문제도 해결이 안 됐지 않냐”면서 “서울 출퇴근만 4시간씩 걸린다”고 토로했다.
지난 23일 찾은 양주 옥정신도시 중심상가지구에 상가건물이 줄지어 있다. 건물 일부가 공실인 가운데 분양·임대 문의를 알리는 대형 플래카드가 걸려 있다. [사진=김은희 기자] |
50대 주민 B씨도 “입주 초기보다 나아졌다고는 하나 교통도 그렇고 동네가 아직 어수선하다”며 “우리부터 제대로 자리 잡게 만드는 게 먼저 아니냐”고 꼬집었다.
2기 신도시가 정착하기도 전에 3기 신도시 조성 계획을 내놓은 정부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컸다. 정부의 야심찬 3기 신도시 정책에 “밀린 숙제도 안 하고 예습하는 꼴”이라는 쓴소리가 나올 만했다.
특히 광역교통망이 갖춰지지 않은 데 대해 불만이 크다고 현지 중개업계는 설명했다. 옥정동 C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경기 북부권의 추가 신도시 지정이 없어서 시장 영향을 우려하는 분위기는 아니지만 주민들이 소외감을 느끼는 것은 사실”이라며 “3기 신도시는 조성 전부터 광역교통대책을 대대적으로 내놓지 않았냐. 2기 신도시를 위한 광역교통망은 아직도 확실하지 않은 ‘공약’ 같은 느낌”이라고 전했다.
지하철 7호선 연장선과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C노선 개발이 예정돼 있지만 기대감만으로 입주 8년째 주민들은 기다리고 있는 형국이다.
지난 23일 찾은 양주 옥정신도시 A-10(1)블록 공동주택 신축공사 현장의 모습. [사진=김은희 기자] |
옥정의 경우 2004년 지구지정 이후 2007년 보상에 착수했고 이듬해인 2008년 착공을 시작했다. 보상착수 이후 착공까지 평균 2년, 길게는 5년 넘게 걸린 다른 2기 신도시에 비해 절차가 비교적 빨리 진행된 편이다. 그러나 사업이 더디게 추진되면서 첫삽을 뜬 지 6년 만에야 입주를 시작했고 공사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일부 주민은 초·중학교 인근으로 대형 화물차가 오가는 것을 두고 아이들 안전 문제를 지적하기도 했다.
옥정동 D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최근 GTX 개발 기대감으로 수요가 유입되고 있으나 교통망 확충, 산업단지 조성 등이 뒤따라야 신도시로서의 모습이 갖춰질 것”이라고 말했다.
옥정회천 도시첨단산업단지는 지난 2016년 승인을 받았으나 한 차례 계획을 변경하면서 아직 공사를 시작하지 못했다.
ehkim@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