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분위 배율은 하락…저가구간 상승 탓
“수요자, 접근 가능한 가격대 찾아 이동”
[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서울에서 가장 저렴한 아파트의 평균가격이 5억원을 넘어섰고, 중저가 단지의 평균값도 8억원을 향해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민들이 접근 가능한 가격대의 아파트값이 빠르게 치솟으면서 ‘내 집 마련’이 더 어려워지는 모습이다.
8일 KB국민은행 리브 부동산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의 1분위(하위 20%) 평균 아파트값은 5억1081만원을 기록했다. 1분위 평균 아파트값은 1년 전(3억9389만원)과 비교하면 29.7%, 2년 전(3억5377만원)보다는 44.4% 뛰었다.
서울 남산공원에서 시민들이 도심을 내려다보고 있다. [연합] |
1분위 아파트값은 빠른 속도로 올랐다. 통계 작성이 시작된 2008년 12월 2억3333만원으로 집계돼 2017년 11월까지 2억원대를 유지했다. 2017년 12월 3억원을 처음 넘어선 뒤 2년여 만인 2020년 6월 4억원, 올해 3월 5억원을 각각 돌파했다. 4억원에서 5억원이 되는 데는 불과 9개월 걸렸다.
전국 평균과도 격차를 벌리고 있다. 지난달 전국 1분위 평균 아파트값은 1억1687만원으로 집계됐다. 1년 전(1억854만원)보다 7.7% 오른 수준이다. 서울과의 격차는 이 기간 3.6배에서 4.4배가 됐다. 전국 평균에 서울이 포함된 것을 고려하면 실제 격차는 더 클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서울의 2분위(하위 40%) 평균 아파트값은 7억9965만원으로 8억원 돌파를 눈앞에 뒀다. 1년 전(6억3477만원)과 비교하면 26.0%, 2년 전(5억4520만원)보다는 46.7% 오른 것이다.
서울 아파트 5분위 배율은 지난달 4.1로 지난해 11월(4.0) 이후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5분위 배율은 주택을 가격 순으로 5등분해 상위 20% 평균 가격을 하위 20% 평균 가격으로 나눈 값이다.
통상 5분위 배율이 낮아진 것은 고가·저가 아파트 간 가격 차이가 줄어들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해석되지만, 이번에 5분위 배율이 내려간 것은 저가 아파트값이 급격히 상승한 데 따른 것이어서 상황이 다르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달 상위 20%에 해당하는 5분위 아파트값은 20억8704만원으로 1년 전(18억794만원)과 비교하면 15.4% 올랐다.
함영직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서울 아파트값이 단기에 오르면서 가격 부담이 커진 상태”라며 “실수요자들이 가격이 더 오르기 전에 접근 가능한 지역을 찾다 보니 인천, 경기도 덩달아 달아오르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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