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력 주자 드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 직격 해석도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방영된 보수성향의 매체 원 아메리카 뉴스 네트워크와 인터뷰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부스터샷(추가접종) 여부를 밝히지 않은 정치인들을 향해 “비겁하다”라고 일침을 가하고 있다. [유튜브 ‘The Damage Report’ 채널 캡처] |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부스터샷(추가접종) 여부를 밝히지 않은 정치인들을 향해 “비겁하다”라고 일침을 가했다.
이 같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행보를 두고 부스터샷에 부정적인 공화당 내 차기 대권 경쟁자들과 자신을 차별화하기 위한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12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전날 밤 방영된 보수성향의 매체 원 아메리카 뉴스 네트워크와 인터뷰에서 “당신은 부스터샷을 맞았는지 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나는 부스터샷을 맞았다”고 재차 밝히며 “그런데 몇몇 정치인들이 인터뷰하는 것을 보고 ‘그래서 부스터샷 맞았어?’라는 의문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들은 그 질문에 ‘오, 오’라고 하는데, 이는 다른 말로 하면 ‘예스’라는 의미”라며 “그런데도 (접종 사실을) 말하기를 원하지 않는 것은 비겁하기 때문”이라고 직격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달 부스터샷 접종 사실을 공개한 뒤 지지자들로부터 야유를 받았다. 그러나 그는 최근 백신의 효능과 안전을 의심하는 이들을 향해 점차 목소리를 높여가고 있다.
이 같은 변화는 차기 대선을 노리는 그가 잠재적인 공화당 경쟁자들로부터 도전을 받으면서 나타난 것이라고 AP통신은 진단했다.
백신은 트럼프 행정부 아래에서 개발됐지만, 만연한 ‘가짜뉴스’ 등으로 오히려 공화당 진영으로부터 큰 인기를 끌지 못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런 현실 속에서 이 문제를 정치적인 이슈로 끌어가면서 백신 접종 여부를 밝히기를 꺼리는 당내 경쟁자들을 비판하고 있다는 관측이다.
이는 차기 대선 후보군들과 차별성을 부각하면서 백신 개발과 접종을 용이하게 한 트럼프 정부의 성공을 드러내려는 전략이라고 AP는 분석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비겁한’ 정치인이 누구인지는 언급하지 않았지만, 최근 론 드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가 부스터샷을 맞았는지 언급하지 않았다고 통신은 전했다.
드샌티스 주지사는 공화당 차기 주자로 언급되는 ‘떠오르는 별’이다.
그는 지난달 폭스뉴스 채널에 나와 “나는 내가 해야 하는 것은 다 했다. 정상적인 접종(the normal shot)은…”이라면서도 “결국에는 개인의 결정”이라고 말해 접종 여부를 끝내 밝히지 않았다.
공화당 진영 내에서는 트럼프의 주요 측근들을 포함해 많은 정치인이 백신 접종 상태를 공개하지 않았다. 마저리 테일러 그린 하원의원 등 일부는 접종 자체를 거부하기도 했다.
이와 달리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달 폭스뉴스에서 자신의 부스터샷 접종 사실을 공개하며 “백신이 없었으면) 코로나19는 지금보다 나라를 더 황폐하게 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아파서 병원 가는 이들은 백신을 접종하지 않은 사람들”이라며 “백신이 전 세계 수천만명을 구했고, 단연코 부작용도 없다”고 치켜세우기도 했다.
대선을 불과 몇 주 앞둔 2020년 10월 코로나19에 감염돼 입원했던 트럼프 전 대통령은 당시 개발 중이던 항체 약물을 처방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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