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 상공에서 러시아군의 공격으로 격추된 우크라이나군 소속 수호이(SU)-27 전투기가 화염을 뿜으며 추락하고 있는 모습. [CNN] |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우크라이나의 완강한 저항으로 인해 ‘속전속결’로 우크라이나 전면 침공을 마무리하려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는 분석이 나왔다. 러시아군의 공세 역시 우크라이나의 저항 때문에 예상외로 무뎌졌다는 것이다.
미국 국방부 고위 관계자는 25일(현지시간) NBC방송에 “러시아가 병력과 장비의 압도적인 우위에도 이날 기세가 다소 꺾였다”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확신하는 빠른 승리는 더는 장담할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우크라이나인들이 러시아가 예상했던 것보다 더 거세게 저항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며 “이들은 자기 나라를 위해 싸우고 있다”고 설명했다.
러시아군이 수도 키예프나 대도시 하리코프 등을 향해 포위망을 좁혀오고 있지만 아직 점령당하지 않았고 우크라이나 방공체계도 끊임없는 미사일 위협에 시달리지만 대체로 온전하다는 것이 그의 분석이다.
데이비드 퍼트레이어스 전직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도 “그들(러시아)은 예상했던 것보다 더 거센 저항과 결의에 부닥쳤다”며 같은 분석을 내놨다.
퍼트레이어스 전 국장은 “러시아는 아직 우크라이나의 지휘 통제 체계를 무너뜨리지 못했고 주요 도시를 조금도 점령하지 못했다”면서 “이는 러시아를 불안하게 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리비우 등 우크라이나 서부는 대체로 영향받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다만 러시아군과 우크라이나군의 절대적 전력차 때문에 러시아가 승기를 잡을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은 여전히 유효한 것으로 전해졌다.
퍼트레이어스 전 국장은 “다시 말하지만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재래식 부대를 이길 것이라는 데 의문이 없는 게 사실”이라며 “러시아가 심각한 피해를 보고 있기 때문에 지더라도 얼마나 오래 시간을 끌지, 얼마나 완강하게 버틸지의 문제”라고 말했다.
제임스 스태브리디스 전직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총사령관은 “우크라이나 정부는 시민들에게 소총 1만8000자루를 나눠줬고 18∼60세 남성의 출국을 금지했다”며 “러시아군에 힘든 싸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벤 월러스 영국 국방부 장관도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인들이 그의 뜻에 따르리라는 예상은 완전히 틀렸다”면서 “러시아군은 (침공) 첫날 주요 목표를 달성하는 데 실패했다”고 평가했다.
또 “(러시아군) 일정이 예상보다 늦어졌고 450명 이상을 잃었다”고 말했다.
러시아군 소속 헬기 여러대가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 상공을 날아가고 있는 모습. [유튜브 'The Telegraph' 채널 캡처] |
우크라이나 당국은 러시아군 인명피해가 800명에 달한다고 발표했는데 러시아는 이를 즉각 부인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상대편의 피해를 부각하며 자신에게 전세가 유리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에 항복을 요구하며 미사일 등으로 사방에 공격을 가하고 있다. 일부 러시아군 부대는 수도 키예프 외곽까지 진격해 포위망을 좁혀오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밤을 앞두고 “러시아군이 수도(키예프)를 몰아칠 것”이라며 러시아군의 야간 총공세를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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