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The Sun' 채널 캡처] |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전면 침공으로 우크라이나 전역이 포화와 포성으로 가득한 가운데 조국을 지키기 위해 총을 들고 군인이 된 우크라이나 신혼부부가 러시아군과 맞서는 최전방에서 결혼식을 올려 화제가 되고 있다.
6일(현지시간)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이날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키예프)에 있는 한 검문소에서 턱시도와 웨딩드레스 대신 전투복과 방탄복을 입은 신랑, 신부가 결혼식을 올렸다.
신랑, 신부뿐만 아니라 주례를 맡은 신부와 결혼식에 참석한 하객들도 모두 전투복 차림으로 결혼식에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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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부는 전투복을 입은 채 머리에 면사포를 썼고, 자그마한 부케를 손에 들었다.
우크라이나 정교회 의식으로 치러진 결혼식에서 신부는 머리 위에 왕관을 쓰지만 이날 신부의 머리 위에는 왕관 대신 군용 방탄모가 씌워졌다.
주례는 이 커플의 결혼을 축하하며 “신부로서 나는 어떤 무기도 사용할 수 없지만 내 임무는 조국을 위해 싸우는 군인들과 함께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군복 차림의 하객들은 부부에게 전기주전자와 압력밥솥 등을 선물했다. 추운 날씨 최전방에서 싸우는 부부에게 도움이 될 물건들이었다.
부부가 키스하자 하객들은 “가족에게 영광을! 가족에게 영광을! 우크라이나에 영광을!”이라고 외치며 대(對)러시아 항전 결의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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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커플은 우크라이나 영토수비대에서 복무하는 지원군으로, 전쟁이 터진 지난달 말 만나 한 달도 안 돼 사랑의 결실을 맺게 됐다. 평범한 시민이었던 이 커플은 전쟁이 터지면서 영토방위군에 합류했다.
신랑인 발레리 필리모토프는 “여기에 우리가 사랑하는 모든 것이 있고, 이를 자키기 위해 군대에 합류했다”며 “적에게 이를 넘겨줄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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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 참석한 비탈리 클리치코 키이우 시장은 “삶이 계속되고 시민이 살아가는 동안 그들은 계속 사랑하고, 함께 침략자와 맞서 싸울 것”이라며 “불과 일주일 전까지만 해도 무기를 소지할 필요가 없었던 평범한 사람들이었던 부부는 우리와 함께 우크라이나의 도시를 지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realbighead@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