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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與 혁신위·지도부 내주 갈등 분수령…국민 42% “인요한 잘 한다”[이런정치]
김기현·이재명보다 긍정평가 높아
“강서구청장 참패 분위기 환기 성공”
내부 갈등, 혁신위 의지 의구심 불씨
내주 지도부에 ‘희생 혁신안’ 송부 예고
혁신위 압박 수위·지도부 수용 여부가 관건
인요한 혁신위원장이 23일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제10차 전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김진 기자]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의 역할 수행에 대한 여론의 긍정평가가 여야 대표를 앞섰다는 조사가 발표됐다. 최근 혁신 수위를 둘러싼 내부 갈등, 연이은 혁신위 무용론 지적에도 불구하고 연일 정치권의 주요 화두로 떠오르며 소기의 성과 거뒀다는 평가 나온다. 다만 앞서 혁신위가 지도부와 중진·윤핵관(윤석열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를 향해 권고한 거취 결단의 수용 여부가 성과를 총평할 최종 시험대로 남았다.

한국갤럽이 21~23일 전국 성인 1001명 대상으로 완료해 24일 발표한 정치권 인사 역할 수행 평가에서 인 위원장이 혁신위원장으로서 ‘잘 하고 있다’고 긍정평가한 응답은 42%로 조사됐다. 부정평가(39%)보다 소폭 높은 수치다. 국민의힘 지지자의 65%는 ‘잘하고 있다’고 평가했음. 지역별로는 긍정 평가가 대구·경북 55%, 부산·경남 46%, 대전·충청 45%, 광주·전라 42%, 서울 40%, 인천·경기 35% 등이었다.

여야 당대표에 대한 역할 수행 평가에서는 이재명 대표가 긍정 31%, 부정 60%였고 김기현 대표는 긍정 26%, 부정 61%였다. 이 대표에 대한 긍정 평가는 민주당 지지자에서 60%였고, 김 대표에 대한 긍정 평가는 국민의힘 지지자에서 53%였다. 인 위원장은 전체 긍정평가와 당 지지자 긍정평가에서 모두 여야 대표 앞섰다.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과 이상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1일 오후 대전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만나 인사하고 있다. 이 의원은 이날 국민의힘 혁신위 강연자로 나섰다. [연합]

인 위원장을 간판으로 앞세운 혁신위가 연일 정치권 화두로 떠오르며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참패 이후 분위기 전환에 성공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혁신위는 ‘통합’을 주제로 이준석 전 대표, 홍준표 대구시장, 김재원 전 최고위원 등에 대한 징계 해제안을 제안한 ‘1호 안건’부터 주목받았다. 혁신위는 이후 ‘희생’을 주제로 당 지도부와 중진·윤핵관을 향해 불출마 또한 험지 출마를 권고하는 초강수를 뒀고, 청년 지원과 공정 경선을 다룬 혁신안도 내놨다. 인 위원장은 비윤계 인사 중 존재감이 큰 이준석 전 대표와 유승민 전 의원에 손을 내밀고, 김종인 비대위원장과 더불어민주당의 비명계인 이상민 의원, 양향사 한국의희망 의원 등과 접촉하며 ‘보수 빅텐트’를 띄우기도 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인요한 혁신위의 가장 큰 성과는 강서구 선거 이후 정국 주도권이 야권으로 완전히 넘어가는 것을 차단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 역시 “한 달 동안 정치권에 화두를 던지면서 분위기를 환기시키는 역할을 해냈다”고 봤다.

다만 혁신위 활동에 대한 최종 평가는 지도부 등을 향한 거취 결단 수용 여부에 따라 결정될 전망이다. 혁신위는 앞서 ‘정치적 권고’ 형식을 띈 해당 요구를 내주 중 혁신위 정식 안건으로 의결해 최고위원회의에 송부할 계획이다. 23일 회의에서는 송부 시점을 놓고 격론이 벌어졌는데, 박소연·이젬마·임장미 혁신위원의 사퇴설이 흘러나오기도 했다. 이들은 모두 민간에서 합류한 비정치인 인사들로, 혁신위에서 상대적으로 소수에 해당하는 ‘고강도 혁신’을 주장한 이들이다. 이들이 “혁신위는 시간끌기용”이란 의원 출신 김경진 위원의 발언에 반박하는 과정에서 사퇴설이 불거졌다.

인 위원장은 이들 위원들과 24일 오찬을 갖고 직접 진화에 나섰다. 혁신위는 “3명의 혁신위원이 사의 표명을 한 바가 없음을 확인했다”고 공식 입장을 내놓으며 ‘소동’으로 축소하는 분위기다. 임장미 위원은 같은 날 SBS 인터뷰에서 “지금 이런식으로 계속되는 안건만 기계적으로 의무적으로 진행되는 것은 무의미하다고 말씀드리면서, 그렇다면은 더 이상 회의를 진행하는게 어떤 의미가 있느냐고 질문드렸고 그런 의사를 전달드렸다”고 설명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와 인요한 혁신위원장이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면담하고 있다. [연합]

그럼에도 이번 사태를 통해 혁신위 내 정치인·비정치인 위원들 간 시각차가 극명하게 드러났고, 혁신위의 혁신 의지에 대한 의구심의 불씨가 본격적으로 지펴졌다. 한 국민의힘 의원은 “시간끌기용이란 발언 자체가 혁신위 주요 인사들의 혁신 의지가 약하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표현”이라고 비판했다. 박소연 위원도 SBS 인터뷰에서 “사의라는 표현의 중요성과 무게감에 대해 저희가 조금은 인식하지 못하지 않은가 싶기는 하다”면서도 “어제(23일)는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너무 무력감 느꼈고 분노했다”고 말했다.

혁신위의 거취 결단 요구가 최고위에서 정식 안건으로 논의될 가능성은 낮다. 지도부는 1호 안건을 제외한 나머지 안건에 대해 “공천관리위 결정 사항”이라며 의결을 하지 않아 왔다. 혁신위가 12월24일로 예정된 활동 기간 말미에 그간 혁신안을 담은 최종안을 전달한 뒤 검토하겠다는 방침이다. 김기현 대표도 그동안 ‘종합적으로 검토하겠다’는 취지로 답변해 왔다.

이와 관련해 인 위원장은 기자들과 만나 “다음주 당에서 변화가 보이지 않으면 목요일 회의에서 아주 강한 메시지가 담기지 않을까 한다”고 경고했다. 인 위원장은 최종 수단으로서 ‘조기 해체’를 검토하기에 이르다고 밝혔으나, 지도부가 수용하지 않을 시 결국 배수진을 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김경진 위원은 앞서 “(조기 종료도) 선택지에 있다. 주요 혁신 안건을 보내고 나면 혁신위는 종료할 예정”이라고 했다.

soho0902@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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