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 지원 없어 생명 위협
하마스에 의해 석방되는 이스라엘 인질들.[트위터 캡처] |
[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가자지구 무장단체 하마스에 억류됐던 인질들이 하나둘 풀려나면서 지난 7주간 이들이 겪었던 참상도 속속 전해지고 있다. 이들은 기본적인 식사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의료 지원도 받지 못해 건강을 위협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인질은 스스로 탈출을 시도하다 붙잡히기도 했다.
CNN은 27일(현지시간) 최근 석방된 인질들이 지난 10월 7일 하마스의 납치 이후 겪었던 고초를 생생히 전했다.
석방된 인질 케렌 먼더와 그의 어머니, 9살 아들은 억류된 7주 동안 피타빵 몇조각 만을 먹으며 버텼다. 그녀의 사촌 메라브 모라비브는 “그들은 제대로 영양을 섭취하지 못해 체중이 6~8㎏ 줄었다”고 전했다.
72세의 아디나 모쉐는 “복통을 피하기 위해 쌀과 콩 통조림만 제공됐으며 샤워 시설이 없어 7주 동안 몸을 씻지 못했다”고 말했다.
억류 기간 당시 가자지구에 대한 이스라엘 군의 공습과 봉쇄가 이어지면서 인도주의적 위기가 봉착했다. 인질들 역시 식량과 물 등 기본적인 생필품 부족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다수의 인질들은 납치 과정에서 입은 부상이나 억류 과정에서 얻은 질병을 제대로 치료받지 못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84세의 알마 아브라함은 석방 직후 중환자실로 옮겨졌다. 의료진은 “그녀는 지난 몇 주 동안 하마스에 억류돼 있는 동안 제대로 치료를 받지 못해 현재 위독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한편 일부 인질은 스스로 자유를 찾아 탈출을 기도하기도 했다. 25세의 러시아계 이스라엘인 로니 크리보이는 공습으로 무너진 건물에 갇혀 있다가 감시가 소홀한 틈을 타 간신히 탈출했다.
크리보이는 자신의 이모에게 “가자지구 국경을 넘기 위해 기를 찾았지만 방향감각을 잃었고 어느 곳으로 가야 할지 모른 채 4일을 헤매다 결국 다시 붙잡혔다”고 전했다.
일부 인질들은 잡혀온 상태에서 가족들이 하마스에 의해 살해된 사실을 알고 오열하기도 했다.
13세의 힐라 로템 쇼샤니는 지난 25일 하마스에 의해 풀려났지만 그녀의 어머니 라야는 여전히 구금된 상태다. 이스라엘 군은 “두 사람을 떼어놓은 것은 가족을 분리하지 않고 석방하기로 한 협상 조건을 위반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CNN은 외교 소식통을 인용해 가자지구에 억류된 인질 중 40명 이상이 하마스가 아닌 팔레스타인 이슬람 지하드(PIJ) 등 다른 무장단체에 의해 억류됐다고 전했다.
CNN은 “하마스가 이들의 신병을 확보하지 못하면 휴전 기간을 연장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why37@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