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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주당 끊이지 않는 내홍…‘공천 룰’ 이어 ‘선거제 개편’ 극에 달한 계파 갈등 [이런정치]
명분 버리고 현실론 무게 실은 주류에 반발
비주류 거취 결단 예고, ‘이낙연 신당설’까지
선거제 논의 시간 끌기, 비명계 끌어안기 가능성
10일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비주류 모임 ‘원칙과 상식’의 국민과 함께 토크쇼에서 의원들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윤영찬, 이원욱, 조응천, 윤영찬, 김종민 의원. [연합]

[헤럴드경제=이승환 기자] 더불어민주당 내 계파 갈등이 ‘산 넘어 산’이다. 전당대회에서 권리당원 영향력을 강화하고 총선 경선에서 현역의원에 대한 페널티를 강화한 당헌 개정을 둘러싸고 고조된 비명(비이재명)계의 불만이 지도부의 선거제 개편 움직임을 항해 옮아가면서다. 비명계를 중심으로 탈당에 이어 신당 창당 가능성까지 거론되는 가운데 선거제 개편 논의가 ‘당 분열’의 분수령이 될 수 있다.

11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 지도부는 20대 총선에서 적용된 병립형으로의 회귀가 불가피하다는 방침을 굳혀가는 분위기다. 이재명 대표가 대선 후보 당시 내놓은 ‘위성정당 출현 방지를 위한 연동형 및 권역별 비례대표제 도입’ 공약을 파기할 수밖에 없지만, 총선 승리라는 실리를 외면할 수 없다는 것이 당 주류의 생각이다.

이는 명분보다는 실리를 챙겨야 한다는 판단이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공약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는 명분론에 집착하다 총선 패배로 원내 1당 지위를 잃어 의회 권력까지 내어주면 정권 교체는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는 현실론에 무게가 실린 것이다. 이재명 대표가 지난달 28일 “멋있게 지면 무슨 소용”이라고 발언한 데 이어 홍익표 원내대표가 지난 5일 “모든 약속을 다 지켜야 되느냐”라고 말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같은 당 주류의 움직임에 비명(비이재명)계의 반발은 거세다. 거대 양당 체제라는 낡은 정치를 쇄신하는 의미가 담긴 공약을 파기하면 보수 여당과의 차별성을 내세울 수 없다는 것이다. 아울러 실리를 챙기겠다는 현실론은 강성 지지층 결집에는 도움이 되겠지만, 외연 확장에는 오히려 부정적이라는 분석도 가능하다. 결국 명분을 포기할 경우 중도층 민심까지 떠나는 결과를 초래해 총선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는 게 비명계 논리다.

비명계 모임인 ‘원칙과 상식’ 소속인 윤영찬 의원은 전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지지자들과의 간담회에서 “선거법도 그렇고, 본인이 불체포특권 포기하겠다고 했으면 지켰어야 하는 것 아니냐”라며 이재명 대표를 직격했다.

10일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비주류 모임 ‘원칙과 상식’의 국민과 함께 토크쇼에서 조응천, 윤영찬, 이원욱, 김종민 의원이 참석자들과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

계파 갈등이 심화하면 당내 비주류의 원심력 강도가 커지면서 총선 직전 야권발 정계 개편의 불씨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그간 ‘이재명 지도부 체제’에서 당내 주류뿐 아니라 강성 지지층으로부터 거칠게 공격받아온 ‘원칙과 상식’이 연내 탈당을 포함한 거취 결단을 예고한 데다 이낙연 전 대표도 연일 신당 창달설을 흘리고 있기 때문이다. 병립형 회귀에 대해선 비명계뿐 아니라 김두관·이학영 의원 등 친명(친이재명)계 일부에서도 반대 여론이 나오고 있어 ‘반이재명 전선’ 확대도 꾀할 수 있다.

현재 당 지도부에선 선거제 개편 논의를 당장 매듭짓기보다 내년도 예산안 처리 후로 미루자는 의견이 나온다. 이렇게 되면 계파 간 정면충돌 시기는 늦춰질 수도 있다. 그 사이 이 대표가 ‘비명계 끌어안기’ 행보로 내홍 진화에 나설 수도 있다. 이 전 대표의 역할론이 나오는 배경이다.

‘비명계 끌어안기’에 이 대표가 직접 나설 가능성도 점쳐진다. 이 전 대표와의 회동이 성사돼 갈등의 실타래를 풀 수 있다. 다만 이 전 대표가 이 대표와의 회동에 부정적 의사를 밝히고 있어 두 사람의 만남이 당장 성사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

nic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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