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윤 대표 SNS 캡쳐] |
[헤럴드경제 = 김상수 기자] “카카오, 앤드리슨 호로위츠, 삼성, 방시혁”
이들의 공통점이 하나 있다. 바로 올해 34살인 한 청년이다. 카카오는 그가 설립한 회사를 5000억원에 샀고, 세계 최대 벤처캐피탈인 앤드리슨 호로위츠는 그가 새로 만든 회사의 투자를 이끌었다.
그리고 삼성도 하이브의 방시혁 의장도 그 가치를 인정, 투자자로 참여했다. 그가 세운 회사의 기업가치는 약 3조원에 이른다.
이 주인공은 1990년생, 올해 34살인 이승윤 PIP랩스(Programmable IP Labs) 대표다.
[스토리 제공] |
영국 옥스퍼드대에서 정치, 철학, 경제학을 전공한 이 대표는 이미 20대에도 언론 주목을 받았다. 그가 한국인 최초로 옥스포드대 토론클럽, ‘옥스퍼드유니언’ 회장으로 선출되면서다. 2012년, 22살 때 일이다.
당시 싸이는 ‘강남스타일’로 일약 글로벌 스타가 된 때였다. 지미 카터나 달라이 라마 등 세계적 명사가 거쳐 간 옥스포드 강단에 싸이가 서는 것 자체가 파격이었다. 전 세계 이목이 쏠린 건 당연했다.
이날 싸이의 강연이 당시 유니언클럽 회장이었던 이 대표 초청으로 이뤄졌다.
대학 졸업 후 이 대표는 바로 창업에 도전했다. 2014년에 미디어 스타트업 ‘바이라인(Byline)’을 창업했고, 이재웅 전 타다 대표로부터 초기 투자를 받기도 했다.
이어 설립한 회사가 웹소설 플랫폼인 래디쉬. 그는 2016년 포브스(Forbes)에서 선정한 모바일 소설 비즈니스 부분 30세 미만 기업가로 지명됐다. 그리고 래디쉬는 사용자 70만명, 작가 2000명, 6000개 이상 스토리를 보유한 대표 웹소설 플랫폼으로 성장했다.
이 같은 성장세와 잠재력에 주목,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2021년 래디쉬를 5000억원에 인수하게 된다. 이 대표가 래디쉬를 출시한 지 5년만, 그의 나이 31살 때다.
이제 막 30대에 접어든 시기에, 본인 스스로 길을 개척해 이 같은 부를 일궈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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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를 카카오에 판 이 대표는 본인도 카카오엔터테인먼트 글로벌전략책임자(GSO)로 합류했다. 하지만 그의 도전은 멈추지 않았다. 회사를 나왔고, 이번엔 구글 딥마인드 출신인 중국계 미국인 제이슨 자오 등과 함께 PIP랩스를 설립, 스토리를 선보였다.
스토리는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 지식재산권(IP) 사용처 추적을 지원하는 플랫폼이다. IP를 블록체인화해 위·변조가 불가능하고, IP를 재창작하거나 배포하는 과정도 확인할 수 있다. 저작권 수익을 보호하는 플랫폼이다.
그리고 또다시 성공신화를 쓰는 중이다. 블룸버그통신, 테크크런치 등에 따르면, PIP 랩스는 최근 시리즈B 투자를 통해 약 1000억원(8000만 달러)를 유치했다. 투자과정에서 인정받은 기업가치는 약 3조원(22억 5000만 달러)에 이른다. 누적 투자금도 1900억원을 달성했다.
삼성 해외투자사인 삼성 넥스트, 방시혁 하이브 의장, 패리스 힐튼 등도 투자자로 참여한 상태다.
이 대표는 스토리와 관련, “빅테크 기업들이 창작자 동의나 보상도 없이 그들의 IP로 자신들의 AI 모델을 학습시키고 있다”며 “창작자들이 원본 IP를 창작할 동기를 없애고 있고, 장기적으론 AI 기술 발전에도 부정적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창작자와 AI 산업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방식을 추구하는 게 스토리”라며 “IP와 AI 두 시장 모두에 이득이 되는 산업 체계를 구축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dlcw@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