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전역 ‘가장 늦은 폭염경보’
제주, 올해 5분의 1이 ‘열대야’
추석인 17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에서 시민들이 한여름처럼 분수대에서 물놀이를 하고 있다. 이날 광화문 광장에 간이 온도계를 10분 정도 놓고 기다리자 9월 중순 추석 기온으로는 이례적인 35도 이상을 표시했다. [연합] |
[헤럴드경제=문혜현 기자] 추석 연휴 마지막 날까지 전국 대부분에 ‘폭염특보’가 내려지면서 그야말로 ‘찜통 추석’이 됐다.
열대야까지 이어져 추석 달맞이 또한 더위 속에서 보낸 지역이 속출했다. 더위는 연휴 후 첫 출근일인 19일까지 이어진 뒤 20일 전국에 비가 온 뒤에야 물러설 전망이다.
18일 오후 3시 기준 전국 183개 기상특보 구역 중 91%인 166곳에 폭염특보가 내려졌다. 폭염경보 발령지는 125곳, 폭염주의보가 발령된 곳은 41곳이다.
서울은 오전 10시 서남권 폭염주의보가 폭염경보로 격상된 데 이어, 오후 2시 나머지 지역도 주의보가 경보로 바뀌면서 전역에 폭염경보가 발효됐다.
9월 중 서울에 폭염경보가 내려진 것은 이달 10일이 2008년 폭염특보제 도입 후 최초였다.
즉, 이날 서울 폭염경보는 ‘역대 가장 늦은 서울 폭염경보’인 셈이다.
경남 통영(오후 2시 기준 일최고기온 34.6도)과 전북 정읍(36.5도), 전남 영광(35.3도), 경남 김해(36.9도)과 양산(37.2도) 등 남부지방 곳곳은 이날 지역 기상관측 이래 9월 중 가장 높은 기온이 기록됐다.
제주(34.8도)와 전북 전주(35.2도)는 이날 최고기온이 9월 기온으로는 역대 2위였다.
전국에서 가장 시원한 지역 중 하나인 강원 대관령조차 이날 기온이 30도에 육박하는 29.7도까지 올랐다. 대관령 9월 기온 중 역대 2위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이상의 기온 기록은 오후 2시 기준으로, 이후 기온이 오르면 바뀔 수 있다.
서울 용산구 서울역 승강장에서 귀성객들이 고향으로 향하는 기차에 오르고 있다. 임세준 기자 |
통상 오후 3~4시에 하루 중 최고기온이 기록된다는 점에서 이날 ‘기록적인 기온’을 나타내는 지역은 더 나올 것으로 보인다.
‘신기록’은 지난 추석 밤에도 나왔다.
간밤 서울 최저기온은 평년기온보다 9.2도나 높은 26.5도를 기록해 ‘역대 가장 늦은 열대야’ 기록을 다시 갈아치웠다.
인천과 대전도 지난밤이 서울과 마찬가지로 역대 가장 늦은 열대야에 해당했다.
제주는 간밤도 열대야여서 올해 열대야일이 총 72일로 늘었다.
제주의 경우 18일에서 19일로 넘어가는 밤도 열대야면, 올해 5분의 1이 열대야인 ‘진기록’을 세우게 된다.
현재 한반도 대기 상층에 고온의 고기압이 자리한 가운데 중국 동북부에서 동해상으로 이동하는 고기압과 제13호 태풍 풀라산 등 우리나라 남쪽 저기압 사이로 고온다습한 남동풍이 지속해서 불면서 무덥다.
이 더위는 목요일인 19일까지 지금 수준으로 이어지겠다.
19일 아침 최저기온은 22~27도, 낮 최고기온은 28~36도겠다.
무더위 속 국지성 호우도 이어지고 있다. 기상청은 이날 오후 5시 10분에 충북 충주·제천·괴산·단양, 5시를 기해 전북 고창, 경북북동산지에 호우주의보를 발효한다고 밝혔다. 호우주의보는 3시간 강우량이 60㎜ 또는 12시간 강우량이 110㎜ 이상으로 예측될 때 내려진다. 우산으로 비를 다 막기 어려울 정도이며, 계곡이나 하천 물이 불어날 수 있어 유의가 필요하다. 보은에는 호우경보가 발효된 상태다.
향후 20일 북쪽에서 기압골이 남하해 들어오면서 21일까지 전국에, 강원영동·남부지방·제주는 22일까지 비가 오면서 더위의 기세가 꺾이겠다. 비와 기압골 뒤쪽에서 찬 공기가 유입되는 효과다.
20일 아침 최저기온은 22~27도, 낮 최고기온은 26~31도일 것으로 예상된다.
평년기온과 비교하면 여전히 높지만, 19일에 견줘 낮 기온이 낮다.
주말엔 아침 17~25도, 낮 21~29도로 기온이 확연히 내려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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