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넷플릭스에서 가장 많이 본 한국 콘텐츠 ‘눈물의 여왕’ |
[헤럴드경제=박영훈 기자] 국내 최대 드라마 제작사 스튜디오드래곤이 만든 ‘눈물의 여왕’이 올 상반기 넷플릭스 인기 콘텐츠 톱 순위에 오르면서 넷플릭스의 한국 드라마 헐값 논란이 커지고 있다.
“성과 대비 투자 금액이 턱없이 적다”는 비판이 잇따른다.
“콘텐츠 흥행 데이터를 제대로 공개하지 않는다”는 비난을 받아온 넷플릭스는 지난해부터 1년에 두차례 시청 데이터를 공개하고 있다. 넷플릭스의 올해 보고서에선 한국 드라마가 넷플릭스에서 엄청나게 흥행했다는 게 수치로 증명됐다.
20일 넷플릭스가 발간한 2024년 상반기 시청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시청수 중 30%가량을 비영어권 콘텐츠가 차지했으며 한국 작품 '눈물의 여왕'(2900만), '기생수: 더 그레이'(2500만), '마이 데몬'(1800만) 3편이 톱10 순위에 들었다.
스튜디오드래곤이 만든 ‘엄마친구아들’도 최근 넷플릭스 글로벌 비영어권 톱10중 5위에 진입하는 등 넷플릭스내 K-콘텐츠 비중이 갈수록 늘고 있다.
넷플릭스에서 비영어권 톱10 순위에 들어간 한국 작품. |
그럼에도 넷플릭스의 국내 콘텐츠 투자 금액이 성과에 비해 여전히 박하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넷플릭스의 국내 최대 콘텐츠 공급업체인 스튜디오드래곤의 넷플릭스 내 콘텐츠 점유율이 3%인 데 비해, 넷플릭스의 연간 투자금액 대비 비중은 1%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최용현 KB증권 연구원은 “넷플릭스 계약 기간이 끝나가는 만큼 재계약 조건을 반드시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스튜디오드래곤은 ‘스위트홈’ 시즌3를 비롯해 채널 tvN에 편성한 드라마 ‘눈물의 여왕’을 넷플릭스에 공급했으며, ‘엄마친구아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경성크리처’ 시즌2와 ‘트렁크’도 공개를 앞두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주연 배우의 회당 출연료가 3억~4억으로 폭등하는 등 드라마 제작 비용이 너무 많이 들어가, 대박을 내도 이익을 내기 힘든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테드 서랜도스 넷플릭스 공동 최고경영자(CEO)가 오징어게임 시즌2 세트장에서 촬영 현장을 지켜보고 있다. [사진, 넷플릭스 제공] |
그동안 한국 콘텐츠들은 넷플릭스에 최고의 가성비(가격 대비 효과)를 안겨줬다. 수천억원대 제작비가 투입된 할리우드표 오리지널 시리즈와 비교하면 평균 제작비가 200억~400억원에 불과하지만 ▷오징어게임 ▷지금 우리 학교는 ▷지옥 ▷더글로리 등과 같은 대박 결과물을 잇달아 선보이며 전 세계 이용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넷플릭스의 한국 선호 현상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해마다 한국 오리지널 콘텐츠 수를 크게 늘리고 있다. 미국 등에 비해 제작비가 상대적으로 저렴하면서도 콘텐츠 품질이 보장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편에선 이대로 가다간 한국이 넷플릭스의 콘텐츠 하청 제작소로 전락할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플랫폼 독점이 심해질 경우 ‘알량한 투자비’로 한국 콘텐츠를 쥐락펴락할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넷플릭스 관계자는 “국내 파트너사에게 제작 단계에서 업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 있는 보상을 하며, 작품이 흥행에 실패하더라도 모든 금전적 리스크는 넷플릭스가 부담하는 구조”라며 “특히 성공작의 경우 시즌제를 제작하는 등 지속가능한 유연한 계약으로 시너지를 내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1000억원대에 달하는 엄청난 적자를 내고 있는 토종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와 달리 넷플릭스는 한국에서 유일하게 흑자를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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