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2015년 단종 후 재진출 가능성…애플, 내년 이후 출시 전망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가 25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멘로파크 본사에서 열린 연례 개발자 콘퍼런스 ‘커넥트 2024’에서 스마트 안경 ‘오라이언(Orion)’을 시연하고 있다. [로이터] |
[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 페이스북 모회사 메타플랫폼(이하 메타)이 안경처럼 쓰는 증강현실(AR) 기기 ‘오라이언(Orion)’을 공개했다.
메타는 25일(현지시간) 미 캘리포니아주 멘로파크 본사에서 연례 개발자 콘퍼런스 ‘커넥트 2024’를 열고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를 선보였다.
메타는 이날 행사에서 새로운 증강현실(AR) 스마트 안경 ‘오라이언’의 시제품을 공개했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무대에 올라 직접 오라이언을 소개하면서 “지금까지 AR 기기에 대한 모든 시도는 헤드셋, 고글, 헬멧이었다”며 “오라이언이 스마트폰 다음의 컴퓨팅 디바이스(기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검은색의 두꺼운 뿔테 안경처럼 생긴 오라이언은 안경처럼 쓰면서 문자 메시지는 물론, 화상 통화, 유튜브 동영상까지 볼 수 있다.
이 스마트 안경에는 이용자의 시야에 표시할 수 있는 마이크로 렌즈가 장착돼 프로젝터를 통해 3D 이미지를 투사시켜 홀로그램의 증강 현실(AR) 기능이 구현된다.
이용자는 스마트 워치와 같은 손목 밴드와 눈의 운동을 추적하는 내장된 카메라를 통해 손으로 디스플레이를 클릭하거나 스크롤할 수 있다.
저커버그는 오라이언이 지금까지 나온 스마트 안경 중 가장 큰 70도의 시야각을 제공하고, 일상적으로 착용할 수 있는 크기와 무게를 구현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구체적인 무게와 출시 시기, 가격 등은 언급하지 않았다.
메타는 2021년부터 에실로룩소티카와 함께 카메라와 스피커가 장착된 레이밴 브랜드의 스마트 글래스를 판매해 오고 있다.
그러나 오라이언은 통화와 이미지·동영상 등 촬영이 가능한 레이밴보다 한층 진화한 AR 기능이 구현되는 컴퓨팅 기기다.
메타가 약 10년간 자체 개발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메타가 이날 공개한 데모 영상에는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오라이언을 착용해 보는 모습도 담겼다. 황 CEO는 “트래킹(시선 추적)이 좋고, 밝기도 좋고, 색상 대비도 좋다”고 말했다.
AR 안경은 스마트폰의 뒤를 이어 핸즈프리 시대를 열 차세대 스마트 기기로 주목받아 왔다.
그동안 안경이라는 작은 기기에 많은 기능을 구현해야 하는 기술적 한계로 주춤했다가 구글과 애플 등이 최근 다시 개발에 박차를 나선 것으로 알려져 경쟁이 예상된다.
구글은 2013년 일반 소비자를 겨냥한 구글 안경을 내놨다가 높은 가격과 함께 내장 카메라로 인한 사생활 침해 논란이 일면서 2015년 단종시켰다.
그러나 2년 전 연례 개발자 회의에서 프로토타입이라며 외국어를 번역해 자막처럼 띄워주는 스마트 안경을 선보이며 시장 재진출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최근에는 미국 AR 기기 헤드셋 제조업체 매직리프(Magic Leap)와 파트너십을 체결하기도 했다.
애플도 당초 내년 출시를 목표로 스마트 안경을 개발해 왔으나 기술적인 문제로 인해 보류돼 당초 예정보다 늦어진 2025년 이후 출시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최근 애플이 여전히 스마트 안경 개발에 전념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스냅은 자사의 5세대 스마트 안경인 ‘스펙타클스’를 최근 공개했다. 스펙타클스는 사진이나 동영상 촬영은 물론, 오픈AI의 AI가 탑재돼 음성 대화도 가능하다.
이날 행사에서는 지난해 공개한 혼합현실(MR) 헤드셋 메타 퀘스트3의 보급형인 퀘스트3s도 공개됐다.
퀘스트3s는 퀘스트3보다 200달러 낮아진 299.99달러부터 시작한다. 예약판매는 이날부터 시작됐으며 내달 15일부터 배송이 이뤄진다.
메타는 또 자사의 AI 모델인 라마의 최신 버전인 라마 3.2를 공개하며 멀티모달 기능을 갖춘 매개변수 110억개, 800억개의 모델을 선보였다.
라마를 기반으로 하는 AI 챗봇 ‘메타 AI’도 업데이트돼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등 메타가 소유한 SNS 등에서 한층 자연스러운 대화가 가능해졌다.
영화 ‘007시리즈’에서 제임스본드의 상관인 ‘M’으로 나오는 영국 배우 주디 덴치 등 배우 5명과 계약해 메타 AI는 이들의 음성으로 제공된다.
아울러 실시간 번역을 해주는 스마트 안경 ‘레이밴’도 선보였다.
저커버그는 레이밴을 쓰고 실시간 번역 기능을 통해 상대방과 영어와 스페인어로 대화하는 모습을 시연했다.
메타는 앞으로 더 많은 언어로도 제공될 것이라고 밝혔다.
pink@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