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 대학가 부동산 중개업소 앞에 매물 정보가 붙어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김벼리 기자] 서울과 수도권을 중심의 집값 급등세가 9월 들어 진정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국토교통부와 주택산업연구원이 26일 서울 동작구 전문건설회관에서 연 ‘주택공급 활성화를 위한 정책 세미나’에서 한성수 국토부 주택정책과장은 최근 부동산시장 상황에 대해 “뜨거운 여름은 지난 것이 아닌지 조심스럽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 근거로는 주택 거래량과 주택담보대출 잔액, 매물 물량을 들었다. 8월 거래량은 전월보다 20% 감소했는데, 9월 들어 감소 폭이 더 커졌다. 주간 단위로는 거래량이 1000건 이하로 떨어졌다.
또 5대 시중은행의 주담대 증가액은 둔화하고 있다. 서울 아파트가 7월 9600건, 8월 7900건 거래됐음에도 매물은 오히려 증가하는 모습을 보인다는 것이다.
한 과장은 “안심할 수는 없지만 세 가지 지표를 봤을 때 8월 정점보다는 내려왔다는 생각이 든다”며 “현장 공인중개사들도 9월 들어 문의와 거래 성사 건수가 줄었다고 말한다”고 했다.
이날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전국 아파트 주간 가격동향조사’를 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 폭은 이달 들어 0.23%(9월 9일)→0.16%(9월 16일)→0.12%(9월 26일)로 둔화하고 있다.
이런 진단 아래 국토부는 ‘8·8 공급대책’을 더 빠르게 추진하겠다는 점을 밝혔다.
한국부동산원은 매물 증가가 서울 주택가견 상승 폭을 줄이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윤종만 한국부동산연구원 부연구위원은 “단기 급등 단지를 중심으로 매수 관망심리가 점차 확산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매물은 증가하고 거래량은 감소세를 나타내고, 가격 상승 폭은 축소했다”고 설명했다.
지방권 아파트의 경우 6월 이후 하락 폭이 다소 축소됐으나, 울산을 제외한 지방 광역시 아파트값 하락이 이어지면서 전반적으로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다.
김성환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올해 상반기 서울 집값이 오른 이유에 대해 “금리와 주택시장에 유입되는 유동성이 영향을 미쳤다”며 “대출 기관들의 대출 태도가 경직적으로 변화했기 때문에 당분간 가격이 안정되는 모습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면서 “대출 규제로 눌러놓은 것이 몇 개월간은 지속될 수 있겠으나 이를 언제까지 막아 놓을 수 있을지 우려된다”고 했다.
‘8·8 대책’을 보완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이지현 주택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2021∼2023년 인허가를 받은 이후 착공되지 않은 20만가구 내외 공동주택이 착공될 수 있도록 정부가 세부 지원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 연구위원은 “미착공 20만가구는 공사 시간만 더하면 즉각 공급할 수 있는 대상이기 때문에 추가 택지 공급보다는 여기에 집중해 정책을 펴야 하며, 이와 동시에 미분양 해소를 지원해 사업자들이 추가 사업을 찾아 나설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매수 대기자들이 안심할 수 있도록 수도권 신도시 등 택지지구의 구체적인 분양물량과 일정을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비아파트 공급 분야에서는 소형 신축 비아파트를 매입할 때 주택 수에서 제외해 세제 혜택을 주는 특례를 최소 2028년까지는 부여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 기축 소형 비아파트를 매입할 때 주택 수 제외 특례를 등록임대사업자 외에의 일반인에게도 확대해 적용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kimstar@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