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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짜 배달’ 진짜야?” 신나서 마구 시켰다가 후회 가득…쓰레기들 어쩌나 [지구, 뭐래?]
피자, 떡볶이 등을 배달 주문한 모습 [헤럴드DB]

[헤럴드경제 = 김상수 기자] “배달이 공짜인 게 말이 돼?”

냉정히 생각해보면 세상 이치가 그렇다. 인력, 시간, 위험, 관리, AS까지, 뭐 하나 따져봐도 배달 서비스가 ‘공짜’인 것 자체가 말이 안 된다. 누군가는 이 불가피한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배달 기사든, 플랫폼이든, 가게든. 아니면, 소비자든.

그런데 ‘공짜 배달’이 전면에 부각되면서 이젠 가게들도 ‘이중가격제’ 등으로 대응하고 있다. 소비자는 헷갈린다. 복잡하지만, 어쨌든 ‘공짜’라고 하니 편하게 배달시킨다.

그렇게 공짜 배달 서비스가 등장한 후 10명 중 7명이 예전보다 배달 서비스를 늘렸다. 배달 서비스가 급증하면, 돈과 비용도 낭비이지만, 사실 가장 심각한 건 넘쳐나는 배달 쓰레기다.

배달 쓰레기의 절대다수는 플라스틱 쓰레기. 수백년 간 썩지도 않고 음식이 담겼으니 재활용도 사실상 불가능하다.

[헤럴드DB]

배달업체가 앞다퉈 ‘공짜 배달’ 서비스를 강화하면서 소비자들은 예전보다 더 많이 배달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강상균 중앙대 국제물류학과 교수가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 배달업체들이 무료배달 서비스를 선보인 후 배달앱 이용 빈도가 1년 전 대비 동일하거나 증가했다는 응답이 73%에 달했다.

일주일에 한 번 이상 배달앱을 쓴다는 소비자도 65%로, 1년 전(58%)보다 증가했다. 역으로, 한 달에 한번 이하로 이용한다는 소비자는 22%에서 16%로 줄었다.

심지어 무료배달 서비스에 가입한 후엔 한 끼를 주문할 때에도 한 곳이 아닌 여러 곳에서 배달을 주문하는 경우도 늘었다. 그렇다는 응답이 40%로, 그렇지 않다는 응답이 17%보다 월등히 높았다. 과거와 달리 무료이니 여러 곳에서도 쉽게 주문하게 된다는 의미다.

공짜 배달 서비스가 늘고, 이에 배달 서비스 이용자와 횟수도 늘면서 자연스레 배달 쓰레기도 급증하게 된다. 그리고 배달 쓰레기 절대다수는 일회용 플라스틱 쓰레기다.

장용철 충남대 환경공학과 교수 연구팀의 ‘국내 음식 배달 용기의 소비발자국 산정과 전과정평가 연구’(송하균)에 따르면, 음식 1인분당 평균 7.39개의 일회용 플라스틱 포장재가 사용되는 것으로 집계됐다.

배달 음식에서 나오는 일회용품들 [독자 제공]

게다가 배달음식으로 나오는 일회용 플라스틱 쓰레기들은 대부분 재활용도 어렵다. 플라스틱을 재활용하려면 기본적으로 음식물에 오염되지 않아야 한다. 한국 음식의 특성상 씻어도 잘 지워지지 않는 배달 용기가 많다. 국물 음식이 많은 것도 난제다. 깨끗하게 씻어서 분리배출하려고 해도 할 수 없는 셈이다.

심지어 반찬 등도 모두 따로 일회용 플라스틱 용기에 담아준다. 그 결과, 음식 배달로 나오는 일회용 플라스틱 쓰레기의 연간 추정치도 약 120억개 이상이다.

세계적으로도 심각한 수준이다. 중국의 경우 1인분 음식 배달 시 약 3.4개의 플라스틱 용기를 소비하는 반면 우리나라는 약 7.4개를 쓴다. 연구진은 “일회용 플라스틱 배달 용기 폐기물이 타 국가에 비해 최소 약 1.24배에서 최대 약 1.38배에 이른다”고 지적했다.

가게들이 배달음식 가격을 더 높이는 이중가격제를 도입하면서 갈수록 ‘공짜 배달’을 둘러싼 소비자 혼란은 가중되고 있다.

혼란을 극복할 가장 간단한 방법은 배달음식을 줄이는 것. 공짜 여부를 고민할 필요 없이 가장 확실하고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는 방안이다. 배달 대신 직접 매장에 가면 건강도 챙길 수 있다.

특히나, 넘쳐나는, 연간 120억개에 이르는 배달 일회용 플라스틱 쓰레기를 조금이라도 줄일 수 있다. 이 모든 데에서 이득 볼 수 있는 가장 간단하고 확실한 방법이다.

dlc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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