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가구 일반 분양과 약39㎡ 실거주 면적↑
“리모델링으로 장수명화·신규주택 공급 효과”
15일 서울시 송파구 송파동에 위치한 송파성지아파트 리모델링 공사현장. [정주원 기자] |
[헤럴드경제=정주원 기자] “재건축과 리모델링은 대체재가 아닌 보완재 관계입니다. 리모델링 사업 특성이 제대로 알려지고 인식돼서 도시정비의 한 축으로 자리 잡고 활성화되고 정부의 부동산 정책과 맞닿아 있다는 사실을 현장에서 직접 보여드리고 싶어요.”(이원식 포스코이앤씨 리모델링영업실 상무)
지난 15일 서울시 송파구 송파동에 위치한 송파성지아파트의 리모델링 현장에는 비가 오는 날씨에도 공사가 한창인 모습이었다. 송파성지아파트는 국내 첫 수직증축 리모델링 아파트인 ‘잠실 더샵 루벤’으로 재탄생 할 예정이다. 현재 공정률은 약 80%로, 외벽에는 ‘星志(성지)’ 로고가 뚜렷하게 남아있고 기존 외벽과 증축된 외벽의 색깔이 달라 리모델링 과정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었다.
2025년 3월 준공 예정인 ‘잠실 더샵 루벤’ 모습. [서울시 리모델링 주택조합 협의회 제공] |
송파성지아파트는 1992년 준공된 298세대 규모 단지로, 2020년 전국 최초로 수직 증축 리모델링 사업계획을 승인 받아 2022년 1월 착공에 돌입했다. 내년 3월 준공 예정인 ‘잠실 더샵 루벤’은 지하 3층~지상 최고 18층, 2개 동, 총 327가구의 단지 규모로 83㎡~106㎡으로 구성된다. 이 중 전용 면적 106㎡ 5개 타입(A~E) 29가구가 일반분양된다.
단지 최상층인 17층에 가보니 마루와 안방이 기존의 3분의 1 정도 크기만큼 넓어진 것을 체감할 수 있었다. 용적률이 기존 274.26%에서 429.79%로 완화되고 ‘필로티 공법’으로 수직·수평 증축이 모두 이뤄져 약 39㎡의 실거주 면적 확장이 이뤄진 모습이었다. 공사현장 관계자는 “포베이 구조가 대부분인 요즘 신축만큼은 아니지만 투베이 구조 안에서 최대 개방감을 얻을 수 있도록 설계했다”고 설명했다.
수직증축 리모델링이 진행 중인 1708호 내부 모습. [정주원 기자] |
기존 아파트 상부에 수직으로 증축하는 리모델링 방식으로 기존 세대수의 최대 15%를 추가 공급할 수 있는 수직증축형 리모델링은 전문기관의 1‧2차 안전성 검토가 필요한만큼 구조 안전에 엄격한 잣대가 적용된다. 임채흔 포스코이앤씨 공사현장 총괄 팀장은 “일반주택 사례는 전에도 있었으나 공동주택으로는 첫 수직증축”이라며 “수직증축은 기존 아파트 철근 구조를 최대한 훼손하지 않는 선에서 진행된다. 풍화암 바탕의 안정적이고 단단한 지반이 있어서 가능한 일”이라고 했다.
송파성지아파트 지하 1층 리모델링 공사 현장 모습. [정주원 기자] |
내년 3월까지 공사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서울시에 이 같은 ‘수직증축형’ 단지들도 탄력을 받아 늘어날 전망이다. 서정태 서울시 리모델링 주택조합 협의회 회장은 “정부의 8·8 공급대책에 리모델링 사업 내용이 빠져있어서 아쉬웠다”며 “리모델링 사업이 주택의 장수명화를 도모하는 동시에 주거의 질을 빠르게 개선하고 도심지에 신규주택을 공급하는 효과가 크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가 되면 좋겠다”고 했다.
한편 현재 서울시에서 공동주택 리모델링 사업을 추진 중인 아파트 단지는 142곳(조합 80곳·추진위원회 62곳)이다. 이 사업들이 정상 진행된다면 10년간 신규로 공급할 수 있는 주택의 총 수는 약 14만 가구에 달한다. 이원식 상무는 “재건축 사업은 준공된 지 30년이 넘은 아파트로 한정돼 기간이 오래 소요되는 반면 리모델링은 준공 후 15년부터 착공에 들어갈 수 있어 빠르다”며 “리모델링은 물리적 노후화와 사회적 노후화라는 두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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