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韓 면담 당일 몇 시간 전 李 띄우고 韓 화답
정치적 상황 다르지만 둘다 ‘리더십 제고’ 필요
여야 대표 2차 회담 추진 급물살 탈 가능성도
한동훈(오른쪽) 국민의힘 대표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달 1일 국회에서 열린 여야 대표 회담에 앞서 인사하는 모습. [연합] |
[헤럴드경제=안대용·신현주 기자]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마주 앉았으나 ‘접점’을 찾지 못하면서 시선은 한 대표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2차 회담’으로 옮겨 가는 모양새다. ‘윤한 면담’ 당일 이 대표의 공개 제안에 한 대표가 긍정적 입장을 밝히면서 여야 대표 회담 재추진 논의에는 불이 켜진 상태다.
한 대표와 이 대표가 처한 정치적 상황은 다르다. 하지만 사법리스크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면서 확고한 차기 대권주자로 외연 확장을 고민해야 하는 이 대표와 점점 더 깊어지는 당정 갈등 상황을 벗어나 여권 지도자로서 입지를 탄탄히 해야 하는 한 대표 모두 ‘리더십 제고’라는 숙제를 안고 있다는 점은 같다. 여야 대표 회담이 한 대표와 이 대표 각자의 향후 행보에 필요한 동력이 될 수 있는 만큼, 윤 대통령과 한 대표의 ‘빈손 만남’으로 여야 대표 회담 재추진이 급물살을 탈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2일 헤럴드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한 대표와 이 대표는 지난 9월 1일 국회에서 회담한 후 최근 직접 연락을 주고 받았다. 두 대표 대화에선 다시 만나자는 교감이 있었고, 필요시 언제든 연락이 가능한 소통 분위기를 이뤘다고 한다. 이 대표가 전날(21일) 당 공식 회의에서 “또 기회가 되시면 야당 대표와도 한 번 만나시길 기대한다”고 해 여야 대표 회담 개최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힌 후 약 3시간 만에 한 대표가 박정하 당대표 비서실장을 통해 “흔쾌히 응하기로 했다”고 화답하면서 2차 회담 추진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
정치권에선 이 대표와 한 대표가 ‘각자 나름의 이유’로 윤 대통령을 압박하기 위해 여야 대표 회담 이야기를 공개적으로 꺼낸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윤 대통령과 한 대표가 만나기로 예정된 당일 몇 시간 전 회담 제안과 화답이 알려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야 모두 현 정국의 난맥상을 풀기 위한 차원에서 한 대표와 이 대표가 다시 만날 필요가 있다는 데 공감하고 있다. 조승래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오전 KBS 라디오 ‘전격시사’에 출연해 여야 대표 회담 필요성과 관련, “대통령 국정운영 동력이 매우 떨어져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결국 정치권과 국회에서 논의를 통해 국정 동력도 만들어내고 대통령 국정운영 변화도 만들어내고 국민들로부터 안심하고 생업에 종사할 수 있는 분위기도 만들어드리고 이런 것이 필요하지 않냐는 충정에서 한 (이 대표의) 고민인 것 같다”고 말했다.
여당도 한 대표가 이 대표와 다시 회담하는 것에 대해 긍정적이다. 윤 대통령과 한 대표 사이 파열음이 부각되는 상황에서 이 대표가 여야 대표 회담을 띄우는 것에 ‘여권 분열 노림수’가 의심되긴 하지만, 양당 대표가 만나 건설적인 논의를 이어가는 것 자체를 꺼릴 일이 아니란 것이다. 국민의힘의 한 중진 의원은 헤럴드경제에 “여야 대표가 만나서 서로 국민들을 위해 제대로 정치를 하지 않겠나”라고 했다.
윤 대통령과 한 대표의 만남이 ‘빈손 회동’에 그쳤다는 평가가 나오는 상황이어서 향후 여야 대표 회담이 급물살을 타게 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여당의 한 친한계 의원은 “대통령과 한 대표의 회동이 뭉개진 상황에서 한 대표로선 국회에서 본인 역할을 하는 수밖에 없다”며 “여야 대표가 만나 민생을 논의하고 정부를 향해 한목소리를 내면 긴장하게 되는 건 정부다. 한 대표도 좀 더 적극적으로 추진하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민주당의 한 중진 의원은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계속 이렇게 바뀌지 않는다면 결국 문제를 풀 수 있는 건 정치권, 국회”라며 “윤 대통령과 한 대표 만남에 소득이랄 게 없는 상황에서 오히려 더 중요해진 사람은 한 대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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