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 르네상스, 수입품 관세 영향 줄듯”
6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미국 플로리다주에서 열린 선거의 밤 파티에서 지지자들에게 연설하고 있다. [AP] |
[헤럴드경제=김성우 기자]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제60회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당선되면서, 우리 무역업계 내부에서는 미국 중심주의 강화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트럼프 후보는 대(對)중국 견제와 무역적자 해소를 위해 적극적인 관세 조치를 예고한 바 있기 때문이다. 향후 글로벌 통상환경의 대대적인 변화가 예상된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6일 '2024 미국 선거와 통상환경 전망' 보고서를 통해 이같은 내용을 강조했다. 트럼프는 캠페인 기간 '모든 중국산 제품에 대해 6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수차례 언급한 바 있다.
중국이 2001년 세계무역기구(WTO) 가입 시 시장개방 조건으로 부여받은 ‘항구적 정상무역관계’(PNTR) 혜택 철회도 불사하겠다는 것이 트럼프의 주장이다. 중국 상품의 멕시코 우회와 멕시코에 투자한 중국 기업의 수출도 적극적으로 차단하겠다고 나서고 있다.
보고서는 “일부 첨단 전략산업에 한정해 ‘디리스킹’으로 속도를 조절했던 바이든 정부와 달리, 트럼프 2기에서는 미중 간 ‘디커플링’이 더욱 심화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반도체과학법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트럼프 후보는 IRA에 대해 ‘녹색사기’라고 비난하면서 폐기를 공언해 왔다. 하지만 현행법의 개정·폐기는 의회의 권한이며, 친환경 투자가 많이 이뤄진 주를 중심으로 공화당 내에서도 IRA 폐기에 이견이 많은 상황이다.
보고서는 만약 법 개정이 어려울 경우, 트럼프 후보는 대안으로 대통령 행정명령을 통한 각종 세제혜택 축소를 시도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트럼프 2기의 또다른 특징은 ‘제조업 르네상스’를 기치로 내걸었다는 점이다. 해외자본 투자 유치에는 긍정적인 태도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 관세를 통해 미국 내 제조업 활성화를 유도함으로써 산업경쟁력을 강화하고 일자리를 창출하고, 이 과정에서 미국산과 미국인을 우대하는 정책을 강화하기 위한 규제도 확대 가능성이 크다.
보고서는 “트럼프 후보의 미국 중심주의 강화와 미중 통상갈등 심화로 인한 통상환경 악화가 불가피해 보인다”면서도 “현실을 직시하고 새로운 기회를 모색한다면 부정적인 영향이 상당히 줄어들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가령 미국의 대중국 견제가 심화하면서 중국 상품과 경쟁하는 한국 기업과 한국 상품이 상대적으로 유리해질 수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아울러 보편관세 조치의 경우, 모든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인상하는 만큼 수입품 간 경쟁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서는 봤다.
코트라도 미국 대선 결과가 발표된 직후 보고서를 내고 트럼프 2기의 정책 방향과 미국 내 시장 수요를 점검했다. 여기서 코트라는 앞으로 첨단산업, 전력 기자재, 화석연료 인프라 등 분야에서 새로운 기회가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자동차, 바이오는 한국 기업이 미국 시장 내 비교 우위를 점할 수 있는 분야로 관측됐다.
변수는 트럼프 정부가 외국 기업을 대상으로 미국 시장 진출에 진입 장벽을 강화할 가능성이 남아 있다는 점이다.
코트라는 “트럼프의 관세 정책은 미국 시장에서 자리잡아가는 'K소비재'에 가격 인상 압박으로 작용할 수 있다”면서 “한국 제품의 시장 입지를 지속적으로 강화하기 위해서는 프리미엄 제품을 개발하고 전략적인 마케팅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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