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학동 참사 현장 검증 |
[헤럴드경제(광주)=황성철기자] 법원이 사상자 17명을 낸 광주 동구 학동 주택 재개발 사업 정비 4구역 철거 건물 붕괴 참사와 관련, 현장 검증을 벌였다.
광주지법 형사 2단독 박민우 부장판사는 27일 업무상 과실치사상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하청업체 ㈜한솔 현장소장 강모(28)씨와 재하청 업체 ㈜백솔 대표 겸 굴착기 기사 조모(47)씨에 대한 현장 검증 기일을 열었다.
재판장은 이날 오전 10시 30분부터 1시간가량 학동 정비 4구역에서 강씨·조씨와 함께 지하 1층·지상 5층 건물이 무너진 현장을 살폈다. 증거 보전·조사와 함께 사고 경위를 검증하겠다는 취지다.
앞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건물 해체 물량이 뒤에서 앞으로 쏠리는 수평 하중을 고려하지 않은 무리한 공사가 유력한 붕괴 원인이라고 감정했다.
하층부 일부를 부순 건물 뒤쪽에 쌓은 흙더미(성토물) 위에서 30t 넘는 굴착기로 철거 작업을 했는데, ‘굴착기·폐기물 무게와 토압으로 수평 하중이 앞쪽(건물 앞 도로)으로 쏠릴 수 밖에 없었다’는 설명이다.
면밀한 사전 구조 검토 없이 내부까지 흙더미를 쌓고 ‘ㄷ자 형태’로 만든 건물을 과다 살수와 함께 무리하게 철거하면서 흙더미와 1층 바닥 구조물(슬래브)이 내려앉으며 건물이 통째로 붕괴했다.
재판장은 검증 결과를 분석한 뒤 다음 달 8일 강씨와 조씨에 대한 첫 재판을 연다. 강씨와 조씨는 철거 공정 전반에 대한 안전 관리 소홀로 지난 6월 9일 학동 재개발 정비 4구역에서 철거 중인 5층 건물의 붕괴를 일으켜 시내버스 탑승자 17명을 사상케 한 혐의로 기소됐다.